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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가 망가지면 끝. 그래서 시장은 낙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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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유로화가 붕괴된다면 어떻게 될까? 시장 전문가들이 ‘종말의 날’(doomsday)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충격이 적은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 하나만으로도 유로화의 가치는 최소한 25% 이상 떨어질 것으로 ING 은행이 예측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ING에 따르면 지난 주말의 외환거래 시세인 1유로당 1.34달러에서 1유로당 1달러까지 떨어진다. 이정도는 ‘미풍’이다.
만일 유로화가 전면 붕괴한다면 유로화는 0.85달러 선까지 내려간다. 지금의 거의 반토막이 나는 셈이다.

ING는 그 충격은 지난 2008년의 리만브라더스 파산 때보다 더 클 것이며, 새로 부활될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 이탈리아의 리라화는 25%, 스페인의 페세타화는 50%, 그리스의 드라크마화는 80% 절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독일은 극심한 디플레이션을, 다른 유럽 국가들은 천정부지의 인플레이션을 겪을 것이다.
지난달 발표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시나리오도 만일 독일이 유로화를 떠날 경우에는 유로화는 장기적으로 약 2% 평가절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UBS는 정치적, 사회적 소요를 예측했으며, 노무라증권은 단일 통화 해체는 온갖 법적인 후유증을 몰고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설적으로 이같은 ‘위기의 절박성’이 바로 최근 시장의 낙관론의 근거이다. 이번에도 해결을 하지 못한다면 유로화의 미래는 없으며, 그럴 경우 유럽 경제 전체가 폭풍속에 휘말릴 것이라는 우려가 어떻게든 유로존 정상들 사이에 합의를 강요할 것이라는 기대다.

여기에 지난 주 세계 6개 중앙은행들의 통화스왑 공조 조치가 최소한 중앙은행들 간에는 유로화가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는, 또는 붕괴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정치적 결론이 나든, 유럽중앙은행(ECB)가 개입해 시간을 벌어주거나, 문제를 희석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인 볼프강 뮌차우가 지적했듯이, 이번 유럽정상회담에서는 시장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불안이 워낙 거세기 때문에 최소한 외형적으로는 합의에 도달하는 듯한 모습은 보일 것이다.

뮌차우나 세계 최대의 채권펀드인 핌코의 유럽 채권담당 책임자인 앤드류 볼스는 이같은 ‘적당한 얼버무림’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미 경제전문방송인 CNBC에 따르면, 웰스파고 어드바저스의 수석 증권 전략가인 스튜어트 프리먼은 ‘산타 랠리’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RBS의 수석 통화 전략가인 로버트 신체는 “ECB가 자산매입 방식을 써서라도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깨달은 것이 희망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상회담에서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말하기 시작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변화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무라 아메리카스 트레져리의 전략가인 죠지 곤칼베스는 “통화스왑 협정을 통해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ECB를 지원할 의사를 보였다는 것은, 그 이상의 조치도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면서 “중앙은행들은 유로화가 붕괴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는 부정적 흐름을 뒤집어 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시에떼제네랄의 이코노미스트인 딜란 그라이스는 “결국은 ECB는 돈을 찍어내서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러나 통화발행은 ‘잠시 동안’ 국채 시장에 신뢰를 불어넣어 주는 것 이상의 어떠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결국 ECB의 개입은 정치인들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것뿐이며, 그 이후는 정치인들이 어떻게 구조 개혁 조치를 할지에 달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같은 정치적 결단이 가능할 지는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정치적으로 적당한 제스쳐만 추어준다면, 금융시장이 가장 기대하는 ECB의 통화발행이 ‘위기’ 보다는 ‘연말 잔치’로 포장될 가능성이 더 큰 셈이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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