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영 7일 '종 상향' 판가름..강남 재건축 시장 촉각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박미주 기자] 3종 상향을 추진 중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의 운명이 7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서 결정된다. 강동구 둔촌주공,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종 상향을 추진 중인 주요 서울 재건축 단지들도 서울시의 이번 결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3종 종상향 여부를 앞두고 있는 가락시영의 분위기는 태풍의 눈 같다. 아파트 외벽 페인트칠은 벗겨져 있고 현관문은 곳곳이 녹슬어 있다. 아파트 매매거래도 뚝 끊긴 상태다. 그야말로 아파트 전체에 을씨년스런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방문객도 문의전화도 실종 상태인 이 곳의 K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거래가 아주 끊긴 상황"이라며 담배만 태웠다. 바로 옆 중개업소 사장도 기자를 보고 "간만에 손님인 줄 알았더니…"라며 실망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아파트 가격도 떨어졌다. 지난달 중순 종상향 결정이 보류된 것이 기점이다. 가락시영1차 40.09㎡(전용면적)의 현재 시세는 4억8000만~5억원이다. 1주일전 주보다 1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과 아파트 주민은 종상향 안건의 본위원회 상정 보류와 개포지구 재건축 심의 보류에 따른 불안감, 은마아파트의 주민 공람 거부 등이 아파트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단지 내 D부동산 중개소업소 사장은 "종상향 안건 등이 보류되면서 재건축 사업 자체가 너무 지체됐다"며 "기다림 끝에 종상향이 된다면 집값이 오르겠지만 반대라면 하락폭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결국 칼자루는 서울시가 쥐고 있다"고 말했다.
가락시영 조합원 상당수는 이번 결과에 상관없이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길 바라고 있다. 아파트 노후화가 상당한 데다 이미 1200가구가 이주했기 때문이다. 가락시영1차는 3600가구, 2차는 3000가구로 총 6600가구로 구성돼 있다. 두 아파트는 각각 81년, 82년에 건축됐다. 지난 2000년 안전진단을 받으면서 재건축사업이 추진됐다. 하지만 재건축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간 분쟁과 종 상향 조정 안건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며 사업 진행이 더뎠다.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한 주민은 "조합에서는 이주비로 세대당 1억1000만~1억3500만원씩 지급했지만 속도는 전혀 나지 않는다"며 "이런 저런 이유로 질질 끌고 있어 울화통이 터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재건축조합은 이번 종상향 여부 결정 시기를 계기로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낼 방침이다. 송규만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조합 사무국장은 "종상향이 되든 안 되든 서울시와 협의해 재건축을 빨리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종상향의 여파는 어떨가. 우선 2종에서 3종으로 종 상향이 이뤄질 경우 용적률이 최대 250%에서 300%로 올라가게 돼 사업성이 크게 개선된다.
2008년 4월 사업시행인가 당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가락시영은 임대주택 건립에 따른 인센티브가 적용돼 265%의 용적률을 받아 기존 6600가구를 8106가구로 재건축할 수 있게 돼 있다. 재건축조합은 종 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299%로 높이면 당초 정비계획안보다 797가구 많은 8903가구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3종 상향 결정을 확신하긴 어렵다. 3종 상향 안건에 대해 서울시가 이미 불허 및 재검토 의견을 낸 바 있기 때문이다. 가락시영의 종 상향 안건은 올 봄 한차례 불허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어 조합이 재검토 의견을 내면서 지난 9월7일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위원회에서 종 상향에 대한 여러 가지 이견이 제기돼 별도의 소위원회를 구성해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이 후 지난달 2일 소위원회에서 종 상향 안건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7일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가락시영처럼 대규모 단지에서 종 상향 결정이 이뤄진 사례가 없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특히 가락시영의 종 상향을 결정하면 둔촌주공, 잠실주공5단지 등의 종 상향 요구도 거세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만도 아니다. 일부 전문가는 박원순 시장의 임대아파트 8만호 공급 공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락시영이 3종으로 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모두 충족한 상태이므로 서울시가 임대아파트 공급량 확대를 위해 종 상향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 소위원회에서 종 상향 여부를 논의하진 않았고 관련 자료만 검토했다"며 "재건축 아파트의 용적률 상향 조치를 통해 임대아파트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가락시영의 용적률 상향에 따른 임대비중 등을 논의한 바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3종으로 조정되면 아파트 시세가 5000만원 안팎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종상향이 좌절되면 1000만~2000만원 정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다른 재건축 아파트가 단기적으로 가락시영 흐름을 따라갈 순 있지만 크게 오르거나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달 2일 가락시영이 소위원회 종상향 통과로 가격이 잠시 올랐을 때 종상향을 추진 중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가격이 꿈쩍하지 않았다는 게 근거다. 둔촌동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고덕이나 둔촌의 주공아파트 시세에 종상향 기대감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종상향이 좌절돼도 주변 재건축 아파트가가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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