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대박' 발언 박재완 장관의 이상한 통계
이같은 괴리감엔 통계청의 실업자분류방식이 현실과 다르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기준에 따르면 일주일에 1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 일을 하지 않는 사람, 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알바생), 은퇴후 쉬는 사람 모두 실업자가 아닌 취업자로 분류된다. 회사원이나 자기사업을 하며 주 5일 이상 근무하는 사람을 취업자로 생각하는 통념과 다르다.
1시간 이상이 기준이 된 것과 관련, 통계청은 "한 나라의 총생산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취업자 수와 근로시간에 기초한 총노동투입량이 필요한데 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수행된 모든 일이 파악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ILO에서는 실업자를 "지난 1주 동안 일을 하지 않았고(without work), 일이 주어지면 일을 할 수 있고(availability for work),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수행(seeking work)한 사람"으로 규정했다. "일자리를 찾아야겠다"는 의중이 아니라 실제 행동을 취해야 한다.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막연히 쉰 사람이라면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실업자로 파악되지 않는다. 이 기준으로 보면 취업준비생, 알바생, 은퇴후 쉬는 사람 모두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ILO 는 그러나 취업자,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의 세가지 활동상태중 하나만을 적용한다. 우선성 규칙(Priority rule)이 그것인데 취업자-실업자-비경제활동인구 순서로 파악된다. 따라서 알바생은 취업자로 분류된다. 이 규칙 때문에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모든 인구는 빠짐없이 취업자,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 중 하나의 활동 상태를 가지게된다. 지표 따로 현실따로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조사 방식을 바꾸면 실업률이 현재보다 1.4%포인트 오르고 청년 잠재실업률이 기존의 4.8% 에서 21.2%로 4배나 높아졌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박재완 장관은 고용대박 발언의 논란이 커지자 "진중하지 못한 발언이었다.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유감을 표시하면서 "우리뿐만 아니라 ILO에서도 (지표와 체감의 괴리)문제점을 느껴 보조지표를 만들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며 내년이나 2013년에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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