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외교, 미국서 통할까
현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이던 김하중 전 장관은 재임 당시 한 차례 중국을 다녀왔지만, 통일부 장관 자격이 아닌 전(前) 주중대사 자격이었다. 현인택 전 장관의 경우 지난해 10월3일 '통일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한 바 있다.
류 장관의 방미는 미국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달 방한 당시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 미국 측은 류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내놓은 대북문제에 대한 '방법론적 유연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외교가에선 몇 년째 교착상태에 있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현 정부의 '실세'인 류 장관의 등장으로 남북관계가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류 장관 취임 이후 통일부는 인도적 지원과 사회문화 분야에선 조금씩 유연성이 발휘되는 모습이다. 류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에 대해 "취지가 아주 좋고 인도적 지원의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생각한다"며 "성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통일부 예산안을 보고하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에서다.
이처럼 류 장관의 방법론적 유연성에 대해 북한은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현인택 전 장관에게 막말 공세를 퍼부던 것과는 달리 류 장관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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