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같은 WS 우승 라루사 감독, 드라마같은 은퇴 선언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월드시리즈 7차전 승리 투수 크리스 카펜터(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말했다.
"감독님이 왜 우리를 부르셨는지 전혀 몰랐어요. 그저 '여러분, 올시즌은 정말 굉장했다. 앞으로도 잘해보자' 정도의 말씀을 하실 줄 알았죠. 하지만 감독님은 아무런 준비도 안돼 있는 우리를 완전히 충격에 빠뜨리셨어요."
올시즌 월드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역대 가장 드라마틱한 우승으로 이끈 '명장' 토니 라루사(67) 감독이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했다. 월드시리즈 우승 감독이 곧바로 사임한 건 메이저리그 역사상 라루사 감독이 최초다.
AP통신은 1일(한국시간) 라루사 감독이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 바로 끝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I think this just feels like it's time to end it)"고 말하며 33년 간의 메이저리그 감독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전했다.
라루사 감독은 "개인적으로 애착을 느끼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기분이 좋다. 이것이 올바른 결정이라는 생각 때문에 기분이 좋다"고 말하며 잠시 쉰 뒤 다시 감독직을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없다"고 말했다.
34세인 197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시작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한 라루사는 올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이끌고 개인 통산 세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1979-1986년), 오클랜드(1986-1995년), 세인트루이스(1996-2011년)에서 지휘봉을 잡으며 통산 2728승(2365패)를 기록했다. 역대 메이저리그 감독 중 코니 맥(3731승), 존 맥그로(2763승)에 이어 최다승 3위.
라루사는 이미 8월 하순쯤 존 모제리악 단장에게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10경기 반 차로 뒤져 있어 포스트 시즌 진출조차 불가능해 보였던 때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9월8일 이후 12승2패를 달리며 정규시즌 마지막 날 극적으로 와일드카드를 거머쥐었다. 디비전시리즈에서는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팀 필라델피아를 물리쳤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밀워키를 꺾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에 2승3패로 뒤지다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궜다. 특히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는 한 경기에서 무려 5번이나 뒤진 경기를 6번째 역전으로 승리를 끌어내 최고의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다.
"앞으로 내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 지 알 수 없으니 행복하다"고 한 라루사 감독은 "책방이라도 열까"고 말하며 자택이 있는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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