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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못 갚겠소"...60대 프리워크아웃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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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서울 동대문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갑순씨(가명ㆍ61세)는 장사가 안되자 카드대출를 통해 급한 임대료와 식당 운영비로 썼다. 하지만 대출 이후에도 여전히 장사가 안돼 김씨는 빚에 쪼들리게 됐다. 채무독촉(연체 일수 59일)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김씨는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에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신복위는 김씨의 현재 소득으로 정상적인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대출에 대한 이자율을 30%로 인하하고 상환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해줬다.

김씨처럼 황혼에 접어든 60대의 채무조정 신청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요즘, 60대의 프리워크아웃 신청 증가는 그만큼 국민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프리워크아웃은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인 5억원 이하의 다중 채무자가 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가 되기 전에 연체이자 탕감 등의 사전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프리워크아웃 신청 시 연체이자 감면과 함께 무담보대출은 최장 10년, 담보대출은 20년에 걸쳐 균등분할상환이 가능하다. 이자율은 기존 대출의 70% 수준에서 적용되지만 실업 등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원금 상환이 1년간 유예되고 이 기간에는 연 3% 정도의 이자만 내면 된다.

통상 프리워크아웃은 저소득층이 아닌 중산층이 자금압박을 받을 경우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빚'의 수렁에 빠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신복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4월 프리워크아웃이 시행된지 30개월 만에 처음으로 60대 고령층의 신청건수가 200명을 넘어섰다. 올해 3/4분기 60대 신청자는 총 209명으로 전분기 대비 174%나 급증했다. 지난 2009년 2/4분기에는 시행초기로 190명이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했으나 이후 3/4분기 69명, 4/4분기 26명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60대의 채무조정 신청이 올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 지난해 4/4분기 77명에 불과했던 60대 채무조청정자는 올 1/4분기 122명, 2/4분기 121명, 3/4분기 209명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초년생인 20대의 신청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대의 경우 올 3/4분기 549명이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해 전년 동기(331명) 대비 60%나 증가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는 30∼40대 역시 프리워크아웃 신청자가 전체의 70%를 웃도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신복위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중산층이 늘면서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연령대별로는 30∼40대가 압도적이지만 60대와 20대가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초년생인 20대의 경우 비싼 등록금에 따른 학자금대출과 심각한 취업난으로 빚쟁이로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복위에서 시행하고 있는 개인워크아웃도 3/4분기 현재 100만명을 넘어섰다. 개인워크아웃은 개인이 법원에 파산신청을 내기 전에 채무를 일부 탕감해 주거나 만기를 연장해 신용회복의 기회를 주는 제도다. 1∼3개월 미만의 연체이자를 감면해 주는 프리워크아웃과 달리 개인워크아웃은 3개월 이상 장기연체자의 이자 전액과 원금을 감면해 준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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