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이 한창인 미국프로풋볼리그(NFL)에 장·단신 와이드리시버(이하 리시버)가 화제다. 대조적인 사이즈의 대표주자 두 선수가 모두 한 시즌 최다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로 주목을 받는다.
디트로이트 라이온스의 칼빈 존슨(26)은 NFL의 대표적인 장신 리시버다. 그는 키 196cm, 몸무게 107㎏의 완벽한 신체 조건을 자랑한다. 여기에서 나오는 스피드와 힘 그리고 점프력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언제부턴가 수비수들에게 지옥의 사자와 같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으며 최근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온 ‘메가트론’이라는 닉네임까지 얻게 됐다.
존슨과 대비되는 웨스 웰커(30)는 NFL 명문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단신 리시버다. 키는 존슨보다 21cm나 작은 175cm에 불과하다. 몸무게도 84kg밖에 나가지 않는다. 덩치들이 즐비한 NFL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신체 조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존슨은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도 않은 설움을 실력으로 극복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샌디에이고 차저스와 마이애미 돌핀스에서 후보 리시버에 그쳤지만 2007년 뉴잉글랜드에 입단한 뒤 안타에 비유되는 패스 리셉션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리시버로 성장을 거듭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매 시즌 100개 이상의 패스를 3차례 잡아냈고 이 가운데 2번은 리그 최다를 마크했다.
존슨과 웰커의 맹활약에 소속팀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존슨이 뛰는 디트로이트는 지난 시즌 슈퍼볼 우승팀인 그린베이 패커스와 함께 리그에서 유일하게 4전 전승을 기록 하는 화제의 팀으로 급부상했다. 내셔널 컨퍼런스 북부지구 소속으로 지난 10년 동안 5할 승률 밑을 맴돌았고 2008년에는 1승도 거두지 못한(16패) 불명예를 떠안아 4전 전승은 현지서 기적 같은 일로 여겨지고 있다.
지는데 익숙했던 디트로이트는 지난 시즌 마지막 4경기까지 합하면 무려 8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3일 댈러스 카우보이스전에서는 후반 24점차의 열세를 극복하고 대역전승을 거둬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물론 이 경기에서 존슨은 4쿼터에만 2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잡으며 역전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21세기 들어 세 차례 슈퍼볼 우승으로 명문 대열에 올라선 뉴잉글랜드도 아메리칸 컨퍼런스 동부지구에서 3승1패를 기록, 뉴욕 제츠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린다. 특히 웰커의 맹활약에 힘입어 디트로이트와 함께 리그 최다 득점 2위(135점, 1위는 그린베이)를 달린다. 올해 개막 이후 4경기에서 러싱과 패싱을 합쳐 2000야드 이상 전진해 이 부문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NFL 시즌은 아직 4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벌써부터 존슨과 웰커의 개인 기록 수립과 디트로이트와 뉴잉글랜드의 슈퍼볼 진출 여부에 관심은 집중된다. 존슨과 웰커 그리고 두 선수의 소속팀이 너무 뜨겁기 때문이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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