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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진│청춘들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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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진│청춘들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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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린 덕에, 정신을 차려보니 여름은 다 지나가고 어느덧 가을의 초입이다. 하지만 오상진 아나운서에게는 올해 여름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계절로 기억되지 않을까. 여름과 함께 시작된 MBC <댄싱 위드 더 스타>는 분명 그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다. 시종일관 쑥스러운 표정과 어설픈 몸짓으로 파트너 함가연과 호흡을 맞추던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눈에 띄게 달라졌고, 그 결과 방송 3주 만에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마지막 방송에서 그 스스로 “의욕과 달리 몸이 안 따라주는 게 정말 답답했고, 스트레스 때문에 살이 빠졌다”고 고백했듯, 그건 바쁜 일정 중에도 혹독한 연습을 한 끝에 얻어진, 쓰디쓴 과정이 있었기에 맺어질 수 있었던 열매였다. 사실 오상진 아나운서는 처음 TV에 등장했던 순간부터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모든 것이 완벽한 ‘엄친아’로 불리며 반듯한 이미지로 각인됐다. 그래서 어설픈 스텝과 춤에 대한 열정이 동시에 드러났던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는, 완벽하고 반듯하게만 느껴졌던 이미지를 뒤집는 그의 의외성과 마주칠 수 있는 순간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오상진 아나운서의 진짜 모습은 그런 순간들이 하나씩 차곡차곡 쌓였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2006년 MBC 24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이후 그는 부지런히,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궤적을 그려왔고 그 안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었다. 김용만과 조형기의 사소한 농담에도 당황하던 모습이 풋풋했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경제야 놀자’부터 어떤 음식이든 맛있게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찾아라! 맛있는 TV>, 엉뚱한 뉴스를 전하는 4차원 아나운서로 변신했던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 순발력과 재치가 돋보였던 <우리들의 일밤> ‘신입사원’까지. 어떻게 보면 그는 특별히 ‘엄친아’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노력하지도, 그 틀에 갇히려고도 하지 않고 자신의 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가 ‘청춘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들’을 꼽은 건 의외의 선택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것 또한 그의 본 모습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맞이하는 가을,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듯한 청춘들이라면 한 번쯤 귀를 기울여 볼 만한 노래들이다. 어쩌면 오상진 아나운서 자신이 현재 그런 간절기를 지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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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광진의 < It's Me >
오상진이 첫 번째로 추천한 곡은 김광진의 ‘편지’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로 시작된 노래는 끝까지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다’며 슬픔을 꾹꾹 억누른다. “마음이 찢어지는 상황인데 가사는 오히려 굉장히 절제되어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이에게 보내야 하는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 가사는 사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미래가 불투명했던 김광진이 한 여자와 연애를 하고 있을 당시, 부모님들의 반대에 못 이긴 그녀는 선을 보지만 결국 김광진을 선택한다. 그때 선을 본 남자가 그녀에게 남기고 간 편지 한 통이 지금 이 노래의 가사가 됐다. 그녀를 아내로 맞은 김광진은 오상진 아나운서의 표현대로 “사랑싸움의 승자”였지만, 그의 목소리에 담긴 이별의 정서는 많은 청춘들의 마음을 툭 건드린다.
2. 김연우의 <연인>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로 대중의 주목을 받기 전부터, 김연우는 슬픈 발라드 마니아들의 심금을 울리는 가수였다. 2001년, 토이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로 인지도를 높였던 그가 낸 첫 솔로 앨범이 바로 <연인>이다. 이 중에서도 오상진 아나운서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곡은 ‘이별택시’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봤을 만한, 이별 직후 상대방을 차에 태워 떠나보내는 순간의 느낌을 담아 낸 노래예요. 정말 명곡인데, 러닝타임이 5분 30초 정도로 좀 긴 편이라 라디오에서는 PD들이 틀기 부담스러워 하는 노래 중 하나죠, 하하. 개인적으로는 음주 중에 들으면 제일 효과가 좋은 것 같아요.” ‘택시’나 ‘아저씨’라는 단어가 등장하지만, ‘어디로 가죠’, ‘우는 손님이 처음인가요’라는 가사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후 무너진 가슴을 겨우 부여잡고 택시에 올랐을 누군가의 모습을 묘사하며 슬픔을 자아낸다.

3. 015B의 < The Fourth Movement >
90년대에 청춘을 보낸 이들이라면 기억에 남는 015B의 노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98학번인 오상진 아나운서 또한 지금까지 015B의 ‘어디선가 나의 노랠 듣고 있을 너에게’를 즐겨 듣는다. 물론 < The Fourth Movement >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노래는 ‘신(新) 인류의 사랑’이지만, ‘어디선가 나의 노랠 듣고 있을 너에게’도 알고 보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노래다. “‘끝까지 너를 기다리겠다’는 가사와 함께 정석원 씨 특유의 빛깔이 담긴 멜로디 라인이 잘 어우러진 곡이에요.” 하지만 오상진 아나운서가 이 노래를 아끼는 건 이 때문만은 아니다. “이장우 씨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도 가사, 멜로디와 잘 어울려요. 슬퍼지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4. 윤상의 < PART I >
“‘너에게’와 ‘가려진 시간 사이로’가 수록된 윤상 씨의 2집은 정말 명반이라고 생각해요. 그 중에서도 ‘넌 쉽게 말했지만’은 두 곡에 비하면 대중적으로 히트를 치진 못했지만, 숨겨진 진정한 명곡이죠.” 윤상 특유의 쓸쓸한 보컬이 입혀진 멜로디도 아름답지만, 가장 돋보이는 건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와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다시’,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 등을 작사한 박주연의 서정적인 가사다. ‘숨기려 해도 느낄 수 있잖아 / 이미 사라진 너의 웃음을 / 말을 할수록 변명처럼 느껴지는 걸’과 같은 표현은 이별이 다가오는 느낌을 직접적이면서도 촌스럽지 않게 그려낸다. 최근에는 모 CF에서 윤상과 아이유가 함께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공개되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5. 김건모의 < Exchange kg M4 >
< Exchange kg M4 >는 김건모가 ‘김창환 사단’에서 독립한 후 냈던 첫 앨범으로, 직접 프로듀싱을 해 김건모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수록곡 중 ‘스피드’가 소위 ‘대박’을 기록한 덕분에 그는 성공적인 홀로서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신나는 음악으로 대표되는 이 앨범 중에서도 오상진 아나운서가 주목하는 노래는 서정적인 ‘미련’이나 ‘흰눈이 오면’이다. “둘 다 유명한 곡이지만, 좀 덜 알려진 곡을 추천하는 게 더 멋있어 보이겠죠? 하하”라는 말과 함께 그가 최종적으로 고른 노래는 ‘흰 눈이 오면’이다. “절규하는 듯한 김건모 씨의 창법과 세련된 피아노 선율이 슬픔을 증폭시키는 곡이에요. 후반부의 반도네온 파트가 특별히 인상적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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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여름을 보낸 오상진 아나운서의 다음 스텝은 MBC <위대한 탄생 2>이다. 때로는 따뜻하게 참가자들을 위로할 줄 알아야 하고, 때로는 냉철하게 탈락자의 이름을 호명해야 하는 어려운 자리다. 그러나 앞서 함께 일할 후배들을 뽑는 ‘신입사원’에서 침착하면서도 위트 있는 멘트로 지원자들의 긴장감을 덜어주던 그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걱정보다는 기대가 앞선다. 더욱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겪으며 자연스레 빚어져 온 그의 예능감과 <굿모닝 FM 오상진입니다>의 DJ를 맡으며 키워온, 음악에 대한 애정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음악이 주는 감동이란 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시는 거니까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든 공연을 통해 직접 듣는 노래든, 혹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접하는 노래든 그 힘은 강력하다는 사실을 오상진 아나운서는 이미 알고 있다.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에 있지만, 그저 “제자리에서 열심히 방송하겠다”는 담담한 말로 앞날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오상진 아나운서. 그래서 그의 가장 뜨거운 계절은, 그가 새로 발을 디딘 그곳부터 매번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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