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순매수 전환했지만..옵션 시장서는 '코스피 하락'에 베팅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코스피가 5거래일 째 상승랠리를 이어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월 증시를 초토화시켰던 외국인이 지갑을 열어야만 코스피의 추가 반등이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외국인의 본격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바이 코리아(Buy Korea)'의 재시작?= 30일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일 이후 29일 만에 처음으로 현물과 선물을 동반 순매수했다. 현물 시장에서 1980억원, 선물 시장에서 640억원 규모를 사들인 것. 31일 오전 9시23분 현재도 코스피 시장에서 230억원 상당을 순매수하며 이틀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인 매수에 힘입어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8월 들어 이틀 만 쉬었을 뿐 연일 '팔자'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었다. 외국인이 이달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5조5940억원(29일 기준)에 달한다.

외국인의 매수 전환이 반가운 이유는 코스피 시장이 '패닉장세'에서 벗어나면서 전형적 수급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모멘텀도 없고 기업 실적 추정치에 대한 믿음도 약화된 상황에서 국내 수급만으로는 코스피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이라는 기둥이 약해진 현 증시 상황에서는 외국인들의 액션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 매도가 완화되면 최근 주식 비중을 크게 낮춰 놓은 투신권의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음에도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투신권이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되는 경우 자금 집행에 대한 압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외인 '시각 변화' 예단 아직 말아야=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일단락된 것은 맞지만 아직 경계감을 풀 수준은 아니다. 외국인의 투자행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외국인이 현물을 사면서도 옵션 시장에서는 풋옵션을 매수, 코스피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에 나섰기 때문.


31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9~30일 코스피 풋옵션을 각각 106억원, 95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콜옵션의 경우 29일 39억원을 순매도했지만 30일에는 33억원 순매수했다. 풋옵션 매수에 더욱 무게를 뒀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물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에도 불구하고 옵션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국내 증시의 하락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음 주 동시만기를 앞두고 국내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AD

야간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의 동향 변화가 포착됐다. 지난 26일 이후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야간선물 시장에서 총 2388계약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야간선물 시장 개장 이후 3거래일 합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같은 기간 미결제약정도 831계약 증가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옵션에 투자한 외국인의 이번 주 만기 손익구조만을 보면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 225 이하(코스피 기준 약 1750)부터 이익 구간인 반면 245(코스피 기준 약 1900) 이상에서는 손실 구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 17일 뚫지 못했던 1900선을 이번에도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 베팅한 셈인데 220~240 풋옵션 전구간의 미결제약정 증가를 감안할 때 하락에 신규 베팅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