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똑똑이' 넘쳐나는 세상, '호감'이 무기다
능력보다 호감부터 사라/신현만 지음/위즈덤하우스/1만3000원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치계 대표 원로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수 년 전 한 인터뷰에서 "처음 정치 시작할 때 주변에 똑똑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몇 안 된다"고 했다. 똑똑한 머리보다 따듯한 가슴과 훌륭한 인품이 더 큰 '무기'라는 그의 설명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한 연구 결과와도 맥이 닿는다. '유머감각 있고 친화력 높은 사람이 연봉도 높더라'는 내용이다. 무뚝뚝하고 무미건조한 상사보다는 적절한 유머로 설득력을 높일 줄 아는 상사 주변에 인재가 더 많이 모인다는 내용도 있다.
일 솜씨나 능력이 전부는 아니라고 정치인과 학자들은 이처럼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떤 '무기'를 장착해야 할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언급된 유머감각과 친화력ㆍ승부기질ㆍ성실성 다 좋다. 돈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를 지불하고라도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은 이들 '무기' 중에서 가능하다면 '호감'부터 사라는 게 신현만(사진) 아시아경제신문 대표이사의 조언이다. 매력적인 사람이 똑똑한 사람보다 오래 살아남는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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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헤드헌팅 업체 커리어케어를 이끌며 '사람뽑기 달인'으로 일했던 신 대표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중요한 외부 모임이 있을 때 데리고 나가는 직원이 어떤 사람인지 관찰해본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만약 부서나 직급에 구애받지 않는 자리라면 대개는 호감형 직원을 선택한다는 게 그가 내린 답이다. '골프친구' 삼고싶은 사람은 골프를 열심히, 잘 치는 고수가 아니라 함께 즐기며 대화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신 대표가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CEO가 모임에 데려가고 싶은 사람', 즉 호감 가는 사람의 요건으로 신 대표는 '무조건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을 꼽는다. 전제는 자신을 낮추는 자세다. 기자로 일하던 1990년대 초반 신 대표는 윤종용 당시 삼성SDI 사장(현 삼성전자 고문)에게서 "점심을 같이 먹자"는 전화를 받았다.
만나봤자 별로 할 얘기도 없고 공감대도 없을 게 분명해 보이는, 새파랗게 젊은 기자에게 용건도 없이 식사 제안을 한 게 의아했다. 인연이라고는 직전에 인터뷰 한 번 한 것이 전부였다. 알고보니 윤 고문은 자신을 인터뷰한 기자를 지위고하에 관계 없이 꼭 다시 만나 함께 식사 하는 원칙을 갖고 있었다. 주목받는 대기업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의식하지 않은 것이다. 신 대표에게 윤 고문이 '무조건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남아있음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신 대표는 호감이나 매력이 살면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생활 속에서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길러진다는 얘기다. 그는 "때로는 평생 쌓아온 노력들이 중년 이후에 매력으로 발산되기도 한다"면서 "온화하고 배려 깊은 태도, 공평하고 일관된 자세, 의외의 소탈함이나 남다른 개성 또는 자기 나름의 독특한 가치관이나 생활습관 같은 것들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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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는 이어 "호감을 사고 매력을 발산하려면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그를 이해하려는 배려심이 몸에 배어야 한다"면서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즐기고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배려가 가능하며, 이렇게 작은 일부터 시작하고 훈련하다 보면 관계의 폭과 깊이가 점점 넓어지고 깊어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진수는 '삼국지' 중 '촉서'에서 '말이 적고 다른 사람들에게 아주 겸손하며 희노애락의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다… 젊은이는 다투어서 그를 따랐다'는 말로 유비의 인간됨을 설명했다. 똑똑하기로야 유비보다 조조가 한 수 위였지만, 조조에게는 관우도 장비도 도원결의도 없었다. 제갈공명이 똑똑한 사람만 찾았다면 유비에게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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