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남자 경보가 ‘톱 10’에 진입하며 한국육상의 체면을 세웠다. 주역은 김현섭(삼성전자)과 변영준(대구시청). 각각 6위(1시간21분17)와 25위(1시간24분48)에 오르며 2012 런던올림픽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두 선수와 대표팀의 ‘맏형’ 박칠성(국군체육부대)은 28일 오전 9시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km 경보에서 역보를 펼쳤다. 한일극장, 공평네거리를 돌아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에서 ‘간판’ 김현섭은 경기 중반까지 2위 그룹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스퍼트를 발휘한 16km 지점에서 디펜딩챔피언 발레리 보르친(러시아, 1시간19분56), 세계기록(1시간17분16) 보유자 블라디미르 카나이킨(러시아, 1시간20분27) 등과 거리차를 좁히지 못하며 톱 10에 진입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3위는 14km 지점까지 김현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 루이스 페르단도 로페스(콜롬비아, 1시간20분38)에게 돌아갔다. 중반까지 2위 그룹 뒤쪽에서 호흡을 조절한 변영준은 14km 지점에서 크게 뒤처졌으나 막판 앞선 주자들을 맹추격하며 25위로 골인했다. 박칠성은 컨디션 난조와 다음 50km 경기를 위한 체력 안배 차원에서 중도 기권했다.

이날 완주한 선수는 총 38명. 초반 선두로 나섰던 지오르지오 루비노(이탈리아) 등 4명은 실격됐고 4명은 중도 기권했다. 선선한 바람이 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무더워지는 날씨에 선수 모두가 곤욕을 치렀다. 영향을 받은 건 김현섭과 변영준도 마찬가지. 두 선수는 모두 결승점 통과와 동시에 자리에서 쓰러졌다. 탈진으로 3분여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잇따른 탈진과 통증 호소는 막판 온힘을 쏟아 부은 역보 때문이다. 변영준은 “경기 전 이민호 경보대표팀 코치가 막판 죽을힘을 다해 스퍼트를 내라고 했다”며 “평소보다 더 힘을 발휘했더니 결승점에서 다리가 풀리고 어지러움 증세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현섭도 “혼신의 힘을 다해 스퍼트를 발휘한 탓인지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순위에 대한 아쉬움이다.


대회 개막 전까지 김현섭은 육상대표팀 내 메달을 노릴 수 있는 유일한 선수로 손꼽혔다. 그의 의지 역시 여느 때보다 강했다. 경기 전 김현섭은 “아내인 (신)소현와 아직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다. 꼭 메달을 획득해 2006년부터 고생한 아내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 간절함은 변영준도 매한가지. 경보대표팀은 삼성육상단에서 총괄 관리한다. 가장 체계적인 시스템을 자랑하는 까닭. 하지만 변영준은 훈련 외에 어떤 것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 소속이 삼성전자가 아닌 대구시청인 탓에 숙소에 들어가지 못하고 따로 모텔을 잡아 홀로 생활해야 했다. 훈련 뒤 받는 마사지 등의 혜택도 사비를 털어야만 이용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세계선수권에서 반드시 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AD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이종길 기자 leemean@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