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문화 커뮤니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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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시장과문화컨설팅단 단장
■건축가로 율건축 대표이고 문화부 공공디자인 조성사업과 중기청 시장경영진흥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익대와 경원대에서 건축과 콘텐츠디자인을 강의한다.


전남 순천의 전통시장인 순천웃장에는 CCBC라고 하는 생소한 이름의 낡고 작은 건물이 하나 있다. CCBC는 Culture Community Business Center의 약자인데 지역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문화 공동체 활동을 통해 지역의 공동체를 복원하고 나아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곳 즉, 문화를 통해 지역소통을 꿈꾸는 공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순천웃장의 CCBC는 웃장 상인들의 사랑방이자 문화공간으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서 시장 내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지역주민들과 교류하는 시장 활성화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시장에 소통을 위한 이런 공간이 생겼을까?

우리나라의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전으로 조금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전통시장은 지역의 소통공간으로 충분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며칠에 한번 열리는 장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지역 밖의 소식과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는 공동체의 핵심공간이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시장이 물건을 사고 파는 물류의 기능만 강조되다보니 전통시장은 거대한 자본으로 편리성을 내세운 대형 마켓의 등장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말았다.


그 동안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장보기의 편의성과 쾌적함을 높이기 위한 아케이드 설치와 시장 바닥 정비, 주차장 확보 등의 시설 현대화와 상품관리, 상인들의 친절교육 등 상인교육을 시장에서 실시해 왔으나 한번 돌아선 소비자를 다시 전통시장으로 불러오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준비되지 않은 무리한 시설의 도입은 상인들 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시장의 특성을 고려치 않은 획일적인 모습의 시설들은 시장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올해로 4년차를 맞이한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전성시’(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사업의 약자) 사업은 전통시장 본연의 가치를 되살리고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장 활성화 사업이다.


재래시장이라고 부르던 우리의 시장을 전통시장으로 명명해 이미지를 개선하고 상인들이 주체가 되는 다양한 문화 활동이 시장 내에서 벌어지면서 상인들은 자존감을 갖기 시작했고 시장에서 시작한 내발적 문화 활동은 인근 주민들을 시장으로 불러들이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의 21개 시장이 ‘문전성시’사업을 통해 여러 가지 의미 있는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시장이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다시 수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수원 팔달문 인근의 못골시장에는 시장 입구에 아주 작은 야외공연장이 있는데 주말이면 여성 상인들로 구성된 합창단과 지역의 소규모 문화단체들이 이곳에 모여 공연을 펼친다. 합창단의 이름은 불평합창단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주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들 시장들은 활발한 문화 활동에 힘입어 매출도 매년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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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성시’시장 외에도 문전성시의 활동에 자극받은 전국의 많은 시장들이 각각의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서 시장 상인과 소비자가 정을 나누고 교류하면서 지역의 문화 공동체를 이루는 일에 나서고 있다.


혹 지금까지 우리 동네의 시장이 낙후되고 불편한 재래시장이라고 그냥 지나쳤다면 오늘 장바구니를 들고 다시 한 번 찾아가 보자. 시장 작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연이 있으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 보자. 이웃을 돕는 자선행사가 있다면 마음을 열고 정을 나누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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