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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 지각변동, 하드웨어 시대 종말 고하나

최종수정 2011.08.22 09:50 기사입력 2011.08.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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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발 스마트 혁명, IT 하드웨어 업체 줄줄이 전략 변화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권해영 기자]공장 한번 운영한 경험이 없던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만으로 세계 IT 시장을 석권하면서 유력 하드웨어 업체들이 일제히 전략 변화에 나섰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시장으로 권력이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휴랫패커드(HP)의 PC 사업 포기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합병(M&A) 준비 등 글로벌 IT 업계가 하드웨어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소프트웨어 시대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지금까지 하드웨어만 잘 만들어도 글로벌 IT 시장의 강자가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하드웨어는 없어도 소프트웨어만 제대로 갖추면 IT 시장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HP,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체질 개선=세계 1위 PC 제조업체인 HP는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기업용 하드웨어를 제외하고 PC,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고 선언했다. 제조 특히 PC 부문 수익이 5%에 불과하자 사업을 아예 접기로 한 것이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소프트웨어 업체로 체질 개선을 꾀하기로 한 부분이다. HP는 기업용 하드웨어에 상응하는 서비스는 그대로 남겨 놓고 검색엔진과 지식관리 시스템 등 기업용 솔루션 업체 오토노미를 약 100억달러에 인수했다.
PC 사업부의 매각과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의 인수를 놓고 보면 HP의 전략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수년전 IBM이 PC 사업을 포기하고 기업용 솔루션에 집중한 것처럼 HP 역시 소비자 시장을 버리고 기업용 시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의도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위주로 사업을 전면 재조정하는 셈이다.

HP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사용하던 웹OS의 경우 관련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생산은 중지하지만 갖고 있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곧 매각에 나설 전망이다. 유력 외신에 따르면 HP는 삼성전자에게 웹OS를 탑재한 태블릿PC 생산을 요청했다.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HP의 웹OS 부문을 인수할 가능성도 높다.

◆소프트웨어 공룡, 하드웨어 업체를 삼키다=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IT 업계의 판도 변화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안드로이드 OS만 제공하고 스마트폰 제조 기술은 전혀 없었던 구글은 지난 15일 모토로라 인수로 제조 분야에까지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금까지 하드웨어 사업에 손을 댄 적이 없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직접 제조한 경험은 전혀 없지만 OS와 구글의 각종 인터넷 서비스와 연계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판단이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HTC 등 제조업체가 안드로이드 OS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구글이 모토로라에 힘을 실어주는 순간 경쟁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과 삼성전자 '바다폰'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도 이 같은 파장의 결과다.

◆소프트웨어가 살 길이다=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하드웨어를 완전히 넘어선 가운데 IT 업계도 운영체제, 솔루션 등 서비스를 통해 소프트웨어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기기보다는 기기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iOS로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대를 열어젖혔던 애플은 아이메신저와 아이클라우드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자체 메신저 서비스를 시작하고, 모든 기기와 연결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일상화 될 경우 하드웨어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하드웨어 성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수퍼컴퓨터와 네트워크로 연결해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즉, 복잡한 연산은 인터넷상에 위치한 고성능의 컴퓨터가 담당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그 결과만을 보면된다. 하드웨어의 성능 보다는 이를 구현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나 관련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해지는 셈이다.

통신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내 통신 3사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롯해 탈 통신 서비스에 나서는 까닭도 이와 비슷하다"면서 "하드웨어를 한번도 생산해보지 않은 애플, 구글이 하드웨어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잡고 세계 PC 1위 업체인 HP가 본업인 PC를 포기하는 것처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시대로 접어들며 글로벌 IT 업체들의 전략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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