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딜레마에 빠진 메르켈-유로본드 어찌됐나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 역시 표정은 바뀌지 않았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6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이나 기자회견장에서도 별로 바뀌지 않았다. 차분했다.그는 세간에서 지지를 얻고 있는 유로본드 발행은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유로존 각국 헌법에 재정균형을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시켰다.

 그러나 이번 합의안에 유로존 부채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유럽 재정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독일에 거는 기대가 높은 데도 독일 정치권은 추가 지원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때마침 독일 경제도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다음달 선거를 앞두고 있어 운신의 폭은 매우 좁다.

 ◆국내 정치권 압박받는 메르켈
=독일 정치권의 반발을 감안하면 통합 경제위원회 설립과 균형재정 헌법 명시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독일 정치권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의 국채매입에 나서는 것을 통화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며 반발해왔다. 독일 정치권은 지원 전제 조건으로 지출에 대한 확실한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해왔다.아울러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이 씀씀이가 헤픈 남유럽 국가를 무한정 지원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왔다.

 독일 정치권은 또 재정분야에서 각국의 주권이 제한되거나 감시감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유로본드 발행은 독일이 고금리를 부담해야하는 일을 초래할 뿐이며,남유럽 국가들이 재정건전성을 높일 인센티브가 사라진다며 반대했다.

 선거를 앞둔 메르켈 총리가 기독민주당은 물론, 녹색당 등 야당권의 이같은 반발을 무시하지 못해 그동안 '추가 지원'에 대해 '굳은 표정'으로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독일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분트)가 있는데 굳이 공동의 상환 의무를 져야하는 유로본드를 도입해 독일 국민의 부담을 키울 이유가 없다는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어 메르켈 총리가 선뜻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르코지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그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고 오히려 이를 상당부문 관철시켰다.

 그러나 노벨 경제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콜롬비아대학 교수는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 여건을 충족하기 위해 유로본드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들 국가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면 독일 역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로본드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증액하는 대신 뜬금없이 금융거래세를 도입키로 한 결정이 이미 악화된 유럽 경제에 오히려 타격을 줄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미 유럽의 금융사들이 부채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둔화일로의 유로존 경제에 부담만 더 지어주는 꼴이라는 지적이다.이 때문에 메르켈의 어깨는 더더욱 무겁다.

 ◆경제 침체도 운신의 폭 좁혀=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경제성장이 현저하게 둔화되는 등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유로존 전체의 경제성장 둔화 양상으로 급격히 전이되는 모습도 메르켈 총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타트는 16일 유로존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2%로 둔화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1분기의 0.8%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자 시장의 당초 전망치인 0.3% 보다도 낮은 것이다.

 2분기 성장 둔화는 유로존 경제를 이끌어가는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성장 침체 영향이 컸다.

 유로존 1위 경제국 독일의 2분기 성장률은 0.1%로 전분기의 1.3%에서 급락했다. 1분기에 5년 만의 최고치인 0.9% 성장을 기록했던 유로존 2위 경제국 프랑스도 2분기에는 제로성장 했으며 네덜란드 0.8%, 이탈리아 0.3%, 스페인 0.2% 등 유로존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체코(2.4%), 헝가리(1.5%), 폴란드(0.3~0.4% 예상) 등 동규럽 국가들의 2분기 성장률도 예상을 밑돌며 유로존 전체로 경제성장 둔화 양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시장은 국채위기로 주가 폭락을 겪고 있는 유로존의 경기 침체가 하반기에 가속화 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담은 결국 아무것도 이끌어내지 못했다"면서 "성장 위축은 올들어 이미 두차례 금리를 인상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정책에도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외국인환대행사, 행운을 잡아라 영풍 장녀, 13억에 영풍문고 개인 최대주주 됐다 "1500명? 2000명?"…의대 증원 수험생 유불리에도 영향

    #국내이슈

  • "화웨이, 하버드 등 美대학 연구자금 비밀리 지원" 이재용, 바티칸서 교황 만났다…'삼성 전광판' 답례 차원인 듯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해외이슈

  • [포토] '공중 곡예' [포토] 우아한 '날갯짓' [포토] 연휴 앞두고 '해외로!'

    #포토PICK

  •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美 달린다…5대 추가 수주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CAR라이프

  •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