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극’ 하나로 22살 청춘 된 ‘우금치’
전국 최고 수준 공연, 체험교육도 준비 “30명이 맞춘 호흡, 관객과 하나된 공연 펼쳐 인기”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1993년 민족예술상 수상, 1995년 전국민족극한마당 최우수작품상 <우리 동네 갑오년>, 1996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 1997년에 ‘두지리 칠석놀이’로 제33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특별상을, 2000년엔 효 마당극 ‘쪽빛황혼’을 서울국립극장에서 초연하며 국립극장 역사상 최다관객 동원.
2008년엔 ‘할머니가 들려주는 우리 신화이야기’로 대한민국전통연희축제 창착연희부문 대상 수상.
서울 대학로의 어느 연극단체가 거둔 성과가 아니다. 1990년 창단된 뒤 대전에서만 생활하고 전국의 공연장을 찾아 떠나는 마당극패 ‘우금치’의 놀라운 성적이다.
마당극 극단이 전국서 흔치 않으나 작품성만 놓고 보면 국내 최고수준이다.
예술감독을 겸하고 있는 류기형 대표가 만든 작품만 30여편에 이른다. 류 대표는 국립극장서 국립창극단과 10여년 창작극을 연출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노제를 연출한 실력파이기도 하다.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한 우금치는 30명의 단원이 7개의 래퍼토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몇 명의 단원들이 다른 단체와 기관으로 스카웃 돼 부족한 인원을 채웠다.
마당극은 서양의 연극과 다르게 관객과 호흡하는 게 특징이다. 마당은 흔히 집앞이나 뒤에 있는 뜰, 땅의 공간적 개념과 한 마당, 두 마당 하는 시간적 개념이 함께 한다.
이 마당에서 공연을 펼치면서 관객과 같은 호흡할 수 있고 관객을 극 안으로 끌어들이는 친근함이 있다.
마당극은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1960년대 말, 70년대 초 문화적으로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전통문화가 끊겼다. 해방 뒤 서구문화가 들어오며 사대적 경향이 판을 치던 때 전통문화를 되살리자는 창작연극운동과 탈춤부흥운동이 맞물려 태어났다.
지금까지 수많은 마당극패들이 활동하다 사라졌지만 우금치는 22살이란 어엿한 청년으로 자랐다.
극단이 처음엔 열정 하나로 뭉쳐 전국을 돌며 공연을 펼쳤고 배고픔을 참아 왔지만 지금은 정부 지원사업을 받아 하는 공연이 대부분이라 여유가 생겼다. 그만큼 정부서도 우금치의 실력을 인정했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우금치의 공연은 2500여 회에 이른다. 공연 땐 매회 큰 호응을 얻었다. 우금치의 마당극은 대사가 쉽고 다루는 내용이 친근해 어르신들과 아이들까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관중들을 웃기고 울리는 배우들의 푸짐한 넉살연기는 세상살이에 억눌리고 지친 서민들 마음을 단번에 풀어준다. 또 빠른 장면전환과 기발한 소품들은 언어소통이 잘 안 되는 외국인들에게도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농촌을 소재로 한 <호미풀이>, <아줌마만세>, 정치풍자 마당극 <인물>, 동학 100주년 기념마당극 <우리동네 갑오년>, 해방 50주년 기념마당극 <땅풀이>, 통일염원극 <두지리 칠석놀이>, 환경마당극 <형설지공>, 여성을 위한 마당극 <북어가 끓이는 해장국>, 효를 주제로 한 <쪽빛 황혼>, 평화와 화합의 <꼬대각시>, 전통해학 <청아 청아 내딸 청아>, 경제와 돈을 주제로 한 <노다지> 등의 작품이 있다.
특히 이번 달엔 19일부터 구미시에서 열리는 전국 마당극축제에 초청받아 20일 오후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펼친다.
23일엔 원주와 26일 청주선 <선녀와 나무꾼>을, 31일 인천시 서구노인문화센터에선 <청아 청아 내딸 청아>를 공연한다. 많은 일정이 있지만 7개의 기본레퍼트로 안에서 소화하기에 준비나 연습할 시간이 많이 필요치 않다.
대전에 있지만 대전시민과 교류가 부족했던 우금치는 지난 6월 대전 변두리에 있던 사무실을 원도심으로 옮겼다.
류 대표는 “1990년 조그만 사무실을 시작으로 대전외곽에서 활동해오다 최근 시민들과 더 활발한 교류를 위해 원도심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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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사무실에선 마당극에 관심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체험교육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전공을 따지지 않고 ‘열정’을 보고 신입단원을 뽑는다는 우금치. 22살의 청년 우금치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커나갈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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