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지존경쟁]구매·등록·보험 ‘일사천리’ “새차 못잖은 믿음을 주라”
틈새를 공략한다 | 중고자동차몰
복합쇼핑몰 바람은 전문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중고차 업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발 빠르게 낡은 매매단지를 현대화, 대형화, 집적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중고자동차 쇼핑몰의 시작은 업계가 생존하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됐지만 시간이 갈수록 파급 효과는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좁게는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들의 소비 활동에 변화를, 넓게는 자동차 유통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남성들 중 중고차 거래와 관련해 안 좋은 기억 하나쯤 안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존 중고차 매매단지에 대한 이미지는 악명이 높았다.
입구부터 손님을 붙잡는 호객꾼, 닥지닥지 붙어있는 낡은 중개상 건물, 그리고 야외에 길게 늘어선 자동차 모습 등 외관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물론 허위매물이라고 불리는 고객 눈속임 등의 유통 관행은 고객들의 외면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 같은 상황은 누구보다 중고차 매매업자들 사이에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됐다. 거래는 탄탄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일부 현명한 중고차 매매업자들은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 중고차의 경쟁력도 약화되고 결국엔 시장도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위기감을 느낀 그들은 자구책을 마련해야 했다. 고객들이 중고차시장을 이용하는데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구하기 시작했다.
수입 중고차 백화점 ‘오토갤러리’가 효시
그들은 우선 2000년대 들어 급격히 활성화 된 대형마트와 쇼핑몰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재래시장보다 마트나 쇼핑몰을 더 많이 방문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그리고 몇 가지 결론을 내렸다.
먼저 시설을 현대화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중고차시장이 특수화된 시장이라서 고객들이 전반적으로 매장을 찾는데 적극적인 편이지만 그들이 불편함을 언제까지고 감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소비자가 외면하기 전에 그들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 우선돼야 했다. 두 번째로는 대형화하여 전시효과를 극대화하고 중고차의 상품가치를 높여야 했다. 자동차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중고자동차는 무엇보다 전시효과가 좋아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외제차의 경우 차 자체가 고급상품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야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시장에선 야외의 넓은 부지에 자동차를 세워둘 수 있었지만 전시 효과는 떨어졌다.
관리도 까다롭고 무엇보다 주변 환경이 지저분해 기피시설로 인식돼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대형 공간을 마련해 자동차를 체계적으로 정돈하고 전시효과를 높이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셋째는 집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였다. 중고차는 실제 헌차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상품화 과정을 거친다. 상품화는 헌차가 성능검사와 세차, 광택, 부품, 오일, 칠 등 정비과정 전반을 포괄하는 용어다.
자동차복합쇼핑몰은 이런 상품화 과정이 한 곳에서 이뤄진다. 관련 업체들이 한 곳에 모여 상품화의 효율성을 높이고 운반과 이동으로 인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국내에서 제일 먼저 자동차 쇼핑몰을 추진한 곳은 양재동의 오토갤러리다. 국내 수입차 중고매매단지로는 최대 규모인 오토갤러리는 일찍이 수입중고차 백화점을 표방하며 2003년 문을 열었다. 2만평 규모에 84개 업체, 1000여 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국내 수입차 판매의 60~70%를 담당하고 있다.
오토갤러리는 깨끗한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매장 내 호객 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있으며 단지 내에 보험사, 캐피털, 정비회사, 액세서리전문점 등 관련 업체들을 유치해서 집중 효과를 높이고 있다.
정비·검사소 갖춘 복합쇼핑몰로 진화중
최근엔 전국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문 복합단지를 표방하는 중고자동차복합쇼핑몰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 6월 대구 서구 이현동에 들어선 엠월드는 지하2층~지상6층 연면적 104.849㎡규모의 자동차 복합 상가다. 대구 달서구 본리동, 서구 이현동 모터스로드 등 기존 수입차 매장, 수입차 정비센터, 자동차 검사소가 밀집한 자동차 유통핵심 위치에 입지했다.
국내 최초로 서비스 검색시스템인 키오스크 시스템을 갖춰 고객들은 원하는 차량의 정보와 위치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부대시설로는 남성사우나가 들어서 주 고객층인 남성들을 위한 특화된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6월 완공된 인천 서구 가좌동의 자동차 매매단지 ‘엠파크(M-park)’는 오는 2011년 10월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8만 1011㎡ 부지에 연면적 16만 1873㎡, 지하 1층 ~ 지상 9층 규모로, 약 7000대의 차량을 동시에 전시할 수 있다.
차량의 위치와 딜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동차 검색 단말기인 키오스크를 매장 내에 40개 이상 설치해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했으며, 매장에 있는 매물을 실시간으로 통제할 수 있는 입출고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한 현대캐피탈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단지의 조기 활성화가 가능하게 됐고 인천 서구청과 연계해 자동차이전등록사업소를 설치, 고객들은 한 번의 방문으로 구매에서 이전 등록, 자동차 보험 가입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밖에도 공원형 건물로 엠파크 랜드를 두고 있어 가족단위의 고객층을 위한 녹지공간과 휴게공간을 제공하고 국내 최초로 단지 내 시승 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자동차매매시장의 변화는 가장 먼저 고객이 감지했다. 최근 중고차복합쇼핑몰을 찾은 박준영(30)씨는 “다른 곳은 입구에서부터 사람들이 달려들었는데 그런 모습도 없고 새로 지은 건물이어서 그런지 깨끗하고 밝아 보였다”며 “과거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동차복합몰에 입주한 상사 관계자들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엠파크의 우리모터스 곽희용 대표는 “과거에는 체계적인 차량관리가 안 됐는데 지금은 체계적이고 투명한 시스템을 통해 허위 매물을 근절하고 실매물을 관리해 고객이 원하는 차를 살 수 있게끔 하고 있다”며 “누구보다 고객들이 새로워진 분위기에 매우 놀라워하고 좋아들 해 상사 입장에서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90년대 일본 출장 당시 자동차복합몰을 본 적이 있는데 우리도 그렇게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자동차를 보러 이제는 매매단지보다 백화점으로 간다는 인식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중고차 업계 전문가들은 중고차시장의 복합쇼핑몰 추세는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자동차매매 관계자는 “최근 중고차시장 내부의 자성과 고객의 요구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 지역발전의 일환으로 중고차매매단지의 현대식 정비를 권고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고차시장의 복합쇼핑몰은 전국적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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