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직원, 소비자 헷갈려 불완전판매 가능성 우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조목인 기자] 시중은행들이 영업력 확대에 비중을 두면서 신상품 경쟁이 치열하다.
"지하철 막차 시간표를 꼼꼼히 외우고 있습니다. 밤 12시7분 차를 타면 집까지 무사히 갈 수 있는데, 그보다 늦으면 꼼짝없이 중간에 내려서 택시로 갈아타야 합니다."
한 시중은행 상품개발부 수신 담당 팀장은 일주일에 3번 이상 자정 가까이 야근을 한다. 상품개발만이 은행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하는 경영진의 주문 때문이다. 그는 "월례 조회때마다 신상품 개발, 특이한 상품 개발이라는 단어가 빠짐없이 들어가 있어 뜨끔하곤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상품개발부서도 스트레스는 마찬가지다.
최근 은행권에서 이슈가 된 신상품으로는 카드 실적에 따라 적금금리가 올라가는 상품(KB굿플랜적금ㆍ우리銀 Magic7 적금ㆍ신한 생활의 지혜 적금 JUMP 등), 스포츠 연계상품, 스마트폰 이용자 전용상품, 기업은행의 상조예적금 등이 대표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수시로 회의를 열고 계열사 연동상품, 직원 아이디어 상품, 고객군별 상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상품개발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하반기에는 더 치열해 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신상품 경쟁이 소비자들에게는 상품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지만, 자칫 과열경쟁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큰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영업점 직원들 역시 하루가 멀다하고 발매되는 금융상품을 익히느라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상품의 경우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고객이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신상품을 특정 고객에게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별도의 기준(tool)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품 하나하나를 직원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임영학 우리은행 상품개발부 부장은 "특화된 상품을 잘 고를 수 있도록 잘 진열하는 것도 상품개발부서가 해야 할 일"이라며 "아이패드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금융상품을 잘 진열하고, 직원교육을 통해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조목인 기자 cmi0724@
꼭 봐야할 주요뉴스
요즘 흔한 연봉 1억 근로자…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