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양 모씨, 심장마비로 쓰러진 딸 심폐소생술 실시해 구해
그런데 심폐소생술을 배워본 적 없는 평범한 아버지가 빠른 대처로 딸의 목숨을 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20분 쯤 여느 때처럼 잠에서 깬 소영양은 몸을 일으키자마자 앞으로 고꾸라져 일어나지 못했다. 평소 심장 이상은커녕, 감기도 한번 안 걸리던 소영양이 쓰러지자 아버지 양씨와 어머니 이정균(48)씨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그런데 딸의 입술이 파래진 것을 깨달은 부부는 곧바로 119에 신고를 했고 아버지 양씨가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구급차가 도착하기 까지 걸린 10분 동안 양씨는 지속적으로 심장에 손을 모으고 심장 마사지를 했다.
다행히 집에서 119안전센터가 가까워 10분이 채 안 돼 구조대가 도착했고, 게다가 병원도 코앞이라 소영 양은 쓰러진 후 20분 만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병원 도착 당시 소양양의 심장은 정지한 상태였다.
병원 도착 후 다행히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의식이 금방 다시 돌아오진 않았다. 소영양은 이후 병원 측의 판단에 따라 저체온 치료를 실시해 쓰리진 지 3일 만에 깨어나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심장이 멈추고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최종 사망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5분 내외로, 아버지 양 씨가 심폐소생술로 심장을 지속적으로 자극하지 않아 정지한 시간이 길어졌다면 소영양도 생명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소영 양은 아버지의 심폐소생술 덕분에 뇌 손상 없이 의식을 찾게 됐다. 소영 양의 병명은 ‘우관상동맥이상기시’. 오른쪽 관상동맥에 난 혈관이 정상적인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서 자란 상태에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혈관이 막혀 심장에 피를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이었다.
소영양은 수술을 마치고 지난 7월22일 밝은 모습으로 퇴원했으며, 통원 치료를 받으며 지금은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다.
수술을 집도했던 가천의대길병원 심장내과 박철현 교수는 “심장마비 환자들은 초기 응급 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소영이의 경우 아버지가 응급처치를 너무나 잘했기 때문에 의식을 회복했다고 봐야한다”며 “일반인들도 조금만 관심을 갖고 교육을 받으면 얼마든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 소중한 사례”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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