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 미국과 유럽이 동시패닉으로 혼란에 빠져있고 각국의 중앙정부들은 정책공조를 선언했지만, 마땅히 쓸만한 카드가 없어 발을 구르고 있다. 시장이 유일하게 기대고 있는 것은 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뿐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9일 "연방은행은 단호한 행동으로 시장의 신뢰를 되돌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전문방송 CNBC도 "연방준비제도(Fed)에 직접 행동을 촉구하는 시장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연준이 어떤 조치를 하느냐에 전세계 금융시장의 앞날이 걸려있는 셈이다. 모건 스탠리와 JP 모건, 골드만 삭스 등 월가 투자은행들이 내놓은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연준이 논의할 가능성이 높은 조치들은 대략 다섯가지로 압축된다.


 그것은 연방은행에 예탁해 둔 추가 지불준비금에 대한 이자율 인하를 비롯,▲보유 국채를 장기물로 교환, 평균 만기 시한을 늘리는 방법(차환 자산의 만기를 연장하는 것)▲연방은행의 기준 금리와 재무제표를 일정기간 현재 상태로 유지하는 방안▲ 장기 국채 수익률을 일정 수준으로 고정하는 방안▲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는 부실 은행들에 대한 출자 등이다.

 지난 1,2차와 같이 대규모 자산 매입 프로그램은 너무 위험한 선택방안이어서 논의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연준의 새로운 자산매입 시도는 현재 금융자산 가치가 인위적으로 유지돼야 할 만큼 과대평가됐다는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오히려 신용 위축 현상과 달러가치 약화에 따른 인플레이션이라는 모순된 현상을 동시에 낳을 수 있다.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방안을 '물어뜯는 덩치 큰 토끼'에 비유했다.


 월가의 주요 분석가들은 연준이 5가지 방법들 가운데, 일부 혹은 전부를 이번 회의에서는 논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선택된 방안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시장은 연준의 선택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이 위기는 '신뢰성'과 '유동성'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신뢰'를 떠받치고 있는 금융시스템과 경제의 취약성에서 출발한 것이어서 중장기적으로는 연준의 정책 실효성에 대한 평가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연준이 어떤 정책을 취하든 부작용이 뒤따른다. 우선 국채 금리를 고정하는 것은 사실상 미국채에 대해서 연방은행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은행출자는 사실상 지난 2008년 금융위기시의 긴급구제금융(TARP)의 재판으로, 지난 3년 동안 쏟아부은 3조 달러 이상의 유동성이 효과가 없었다는 항복선언일 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엄청난 반발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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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이 가장 적은 방법은 보유국채의 만기 기간을 늘리는 방법이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흠이다. 더구나 2차 양적완화를 시행중이던 상반기 성장률이 0.8%에 그친데다 소비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유동성 공급에도 실물경제로 자금이 환류하지 않아 이를 해결할 '금융ㆍ통화 정책'은 아직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시장은 연준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실제 행동이 수반되지 않은채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려는 '구두개입'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 모두가 버냉키의 입을 바라보고 있지만, WSJ이 9일자에서 "버냉키는 마술사가 아니다"라고 썼듯이 그가 할 수 있는 일 역시 제한돼 있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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