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銀 스트레스 테스트 '느슨한 잣대' 논란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유럽 90개 은행 중 8개 은행만이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너무 느슨한 잣대로 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로 유럽 은행권에 대한 불확실성 리스크는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과연 이번 평가가 유럽 은행권의 재정건전성에 의심을 품지 않아도 될 만큼 적절한 기준으로 실시됐는지 회의적인 반응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8개은행 불합격=유럽연합(EU)의 유로지역 은행에 대한 재무건전성(이하 스트레스테스트) 평가 결과 총 8개 은행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8개 은행의 자본 부족 규모는 총 25억유로(약 35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U 금융감독당국(EBA)이 15일 밝힌 불합격 은행 명단에는 스페인 은행 5곳, 그리스 은행 2곳, 오스트리아 은행 1곳이 포함됐다. 모두 규모가 작은 소형 은행들이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불합격 은행들은 모두 핵심 자기자본비율(Core Tier 1) 최소 기준인 5%를 넘지 못했다. 이번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은행들은 3개월 이내에 자기자본 확충 계획안을 제출해야 하고 내년 4월까지는 계획안대로 이행해야 한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8개 은행 이외에 16개 은행은 핵심 자기자본비율이 5~6% 분포도를 보여 어렵게 간신히 기준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브 피어슨 PWC 파트너는 "스트레스테스트 통과에 실패한 모든 은행은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며 "아울러 주주들의 신뢰 상실과 신용등급 강등 위기 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로 유럽 은행권의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되면서 시장은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냈다. 15일 뉴욕증시는 다우(0.34%), S&P500(0.56%), 나스닥(0.98%)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고 유로화도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또 '느슨한 잣대' 논란=스트레스 테스트의 '느슷한 잣대' 논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불거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너무나 적은 수의 유럽 은행들이 스트레스 테스트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며 "이번 테스트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금융가에서는 테스트 불합격 판정을 받게 될 은행이 20여개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탈락 은행들이 추가로 마련해야 할 자본이 최소 10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로 테스트 불합격 판정을 받은 은행 수는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8개 은행이 추가로 마련해야 할 자본 규모는 예상치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일제히 채무불이행(디폴트) 직전 수준으로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그리스에 대한 채권을 많이 보유한 영국, 프랑스, 독일 은행들도 모두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가 단행됐을 경우 핵심 자기자본비율이 5~6% 분포도를 보여 간신히 기준을 통과한 16개 은행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BA는 이번 테스트가 계획대로 '까다로운' 잣대를 가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평가의 투명성을 높였으며, 결과 발표로 유럽 은행권에 대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올해는 지난해 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테스트에서 은행들은 149건 항목에 대한 데이터 공개를 요구 받았지만 올해는 개별 은행 보유 국채의 만기와 규모 뿐 아니라 자본의 질, 향후 2년간 수익 전망 등을 포함해 모두 3200개 항목에 대한 데이터가 공개됐다.
올해 1~4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서 600억유로를 조달한 결과 상당 수가 불합격 판정을 면할 수 있었으며, 만약 지난해 말까지를 기준으로 테스트를 실시했을 경우 20개 은행이 268억유로의 자본 부족으로 불합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