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유엔 총회 본회의에서 조지프 데이스 유엔총회 의장은 반기문 총장의 재선 안건을 상정하고 "사무총장의 연임 안건을 박수로 통과시켜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지자 192개 회원국 대표가 손뼉을 치며 반 총장의 5년 연임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사무총장으로서 회원국 간의 화합과 가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며 국제사회의 갈등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뜻으로 수락 연설을 전했다.
반 총장은 이어 인사를 끝내며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주요국 언어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반 총장의 연임은 역대 사무총장 인선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됐다. 출사표를 던진 후 2주 만에 유엔 총회의 승인을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만해도 반 총장이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은 드물었다.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등 내부 반개혁 세력과 미국 일부에서 견제를 받기도 했다.
분위기가 반전된 계기는 지난해 11월 말 시작된 코트디부아르의 대선 결과 불복에 따라 발생한 내전 당시 '아랍의 봄'이라 불리는 중동, 북아프리카 민주화 운동이 반 총장의 재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는 튀니지와 이집트 등지에서 시위대 편에 서서 독재 정권을 비판하는 등 적극적으로 국제 여론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무아마르 카다피 일가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자며 말을 처음 꺼낸 사람 역시 반 총장이었다.
반 총장을 '소리 없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지도자'라고 평가하는 수전 라이스 미국 대사를 비롯한 각 국 대표들은 반 총장의 연임에 대해 최고의 찬사로 지지 연설을 전했다.
라이스 미국 대사는 "다른 누구도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가 어떤지 반 총장보다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힘든 일을 다시 수행하게 된 반기문 총장에게 미국의 확고한 지지를 약속한다"며 최고의 찬사로 지지 연설을 전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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