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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대형오피스."빈 사무실 늘고 임대료는 더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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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빈 사무실은 자꾸 느는 데 오피스 임대료는 오른다?'.

요즘 서울지역 대형 오피스시장을 들여다보면 이상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오피스 공실률(전체 빌딩에서 빈 사무실이 차지하는 비율)과 임대료가 따로 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빈 사무실이 늘면 임대료(보증금과 월세)는 내리게 마련이다. 임대료가 좀 비싸다 싶으면 바로 공실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지역 대형 오피스시장에서는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공실률은 늘지만 임대료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빈 사무실은 늘고=15일 부동산투자자문회사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대형 오피스 공실률은 5.6%로, 지난해 4분기보다 0.3%포인트 늘었다. 2009년 같은 기간(3.8%)에 비해서는 1.8%포인트 증가했다. 한 외국계 투자자문업체 관계자는 "통상 공실률을 산정할 때 공실이 거의 없는 기업 사옥도 포함한다"며 "기업이 사옥으로 사용하는 대형 오피스를 빼고 공실률을 따지면 공실률이 10%를 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준공된 서울 중구 수하동 S빌딩과 종로구 중학동 T빌딩 등의 경우 전체 면적의 60~70%가 비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09년 11월 리모델링을 마친 서울역 인근 S빌딩도 아직까지 10% 정도의 공실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인근 H중개사무소 한 공인중개사는 "지어진 지 몇 달이 지나도록 많은 사무실이 텅 비어 있는 등 임차인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빌딩시장에서 빈 사무실이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수급 불균형이다.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신규 오피스 추가 공급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빌딩 정보업체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서울의 오피스 총 면적이 지난해 2730㎡에서 오는 2015년에는 3160㎡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만 약 177만1000㎡의 오피스 공간이 새로 공급됐고,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71만9000㎡, 85만4000㎡의 오피스가 공급될 예정이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형빌딩 사무실을 떠나는 기업(사람)들도 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대형 오피스 입주 기업 가운데 경비 절감을 위해 사무실 면적을 줄이거나 임차료가 싼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으로 옮기는 업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임대료는 오르고=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형 빌딩의 임대료는 상승하고 있다.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서울 도심권역 오피스 빌딩 임대료는 지난해 1분기 ㎡당 22만7700원에서 올해 1분기 23만8500원으로 올랐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서도 서울 오피스 임대료는 전년 동기보다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좋은 시설을 갖춰 공실이 적은 일부 프라임급 빌딩의 건물주들이 물가 및 관리비 상승 등을 이유로 임대료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깨끗한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중대형 보험회사나 금융기관들이 임대료가 다소 비싸더라도 오래되고 낡은 중소형 오피스보다는 대형 오피스를 선호하는 것도 한몫한다.

김재용 탐스자산관리 사장은 "초대형 빌딩은 임대료로 빌딩의 가치가 평가되기 때문에 임차 계약 기간이 끝나면 경기에 상관없이 임대료가 높게 매겨지곤 한다"고 말했다. 공실률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어서 관행적으로 매년 임대료를 올리는 건물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임대 계약 때 임대료의 인하보다는 '무상임대 기간 부여(렌트프리)' 등으로 공실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도 임대료 상승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오피스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 사정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공급 과잉으로 빈 사무실이 증가하면 임대료를 더 낮춰 임차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도심권 일부 빌딩에서는 벌써 임대료를 내려 임차인 모집에 나서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임대료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조철현 기자 ch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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