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밑질 것 없는 줄타기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2차 양적완화(QE2)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까지 나쁘게 나타났다. ISM제조업지수와 고용관련 지수들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다시 '더블딥(Double dip)' 우려까지 제기될 정도다.
미국의 5월 비농가 고용지수는 5만4000명으로 4월 23만2000명 대비 급감했고, 같은 기간 민간부분도 25만1000명에서 8만3000명으로 줄었다. QE2 종료 이후 자생적 경기회복 기대가 불확실한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 지난주 금요일과 이번주 월요일 미국 증시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중국쪽도 아직은 사정이 좋지 않다.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긴축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6월 중순 발표될 물가지수를 포함한 주요 지표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시기다.
글로벌 증시 환경이 이처럼 좋지 않음에도 국내 증시의 모습은 나쁘지 않다. 지난달 25일 2030선을 바닥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이동평균선이 몰린 2100선은 의외로 강한 지지선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코스피가 3주 연속 도지(doji)가 출현한 가운데 직전주가 T자형(dragonfly)을 보임에 따라 전형적인 반전패턴(reversal pattern)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상승반전 신호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쉽게 상승세로 추세복귀를 외치는 목소리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글로벌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악화된 글로벌 환경을 누를만한 국내의 모멘텀도 아직 약하다. 이번주는 금리를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와 선물·옵션 만기일도 있다.
당분간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다. 호재성 재료가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상황을 꼭 나쁘게만 볼 필요도 없다.
현대증권은 지금의 증시환경이 지난해와 매우 유사하다며 국내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해도 남유럽(PIGS) 위기와 미국의 더블딥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부진했다. 당시 글로벌 증시는 5월, 7월, 8월의 저점 수준이 비슷했지만 국내 증시는 5월, 7월, 8월 꾸준히 저점을 높이는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이같은 패턴의 반복을 기대하는 이유는 첫째 국내 기업의 밸류에이션 매력 때문이다. 코스피의 PER는 9.6배 수준으로 미국 증시 PER의 76% 수준인데 이는 지난해 8월 더블딥 이슈가 부각된 시점과 유사하다.
둘째, 외국인 매도가 클라이막스가 지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5월 국적별 외국인 매매동향에서 유럽계 자금은 인출됐지만 미국계 자금은 오히려 1조5000억원 유입됐다.
대우증권은 나빠진 미국의 고용보고서가 QE3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고 평가했다. 시장 기대와 달리 미국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싸늘하지만 돈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다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경기침체와 QE3 가능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상태"라며 "줄타기가 마냥 위태위태하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크게 밑질 게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기가 더 나빠진담녀 QE3가 등장해 경기와 시장을 지지하고, 경기가 연착륙한다면 QE3도 필요없을테고, 이 역시 금융시장에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나흘째 약세를 이어가며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61.3포인트(0.5%) 하락한 1만2089.96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22포인트(1.11%) 내린 2702.56에,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99포인트(1.08%) 떨어진 1286.17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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