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메가뱅크 반대 법안 발의…금융당국 '주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 입찰 장벽을 낮추기 위해 진행중인 금융지주법 시행령 개정 작업이 야당 국회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조영택 민주당 의원 및 15명은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에 명시된 '95% 지분취득 규정'을 법률에 규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 의원 등은 "최근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의 매각과 특정 금융지주의 인수편의를 위해 현행 금융지주시회사법 시행령을 개정하려는 '특혜 입법'을 시도하고 있다"며 발의 이유를 밝혔다.
의원들이 주장하는 특혜 입법이란, 최근 금융위가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 입찰시 일반 금융지주들의 의무 지분취득 비율을 현행 95%에서 30~50%로 낮추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산은금융지주의 우리금융 인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정무위원회 등에서 여야 의원들이 여러 번 특혜 입법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지만, 실제로 법안을 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조 의원 등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의 지분을 매각할 때 국회 승인을 얻도록 하는 내용의 공적자금관리법 개정안과 산은금융이 경영권 행사를 목적으로 타 은행 지분을 취득하고자 할 때 국회 사전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산업은행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이같은 국회의 움직임에 금융당국도 시행령 개정 추진속도를 늦추고 있다. 당초 금융위는 이달 금융위원회 정례회의(1일, 15일)에 시행령 개정안을 제출한 후 입법예고할 예정이었으나, 국회 등을 의식해 이날보다는 15일 회의에 제출키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안을 확정하지 못해 오늘(1일) 금융위 정례회의에는 보고하지 않기로 했다"며 의원들의 발의 내용에 대해서는 "오해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제출한 개정안이 아직 발의 단계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금융당국이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
금융위가 15일 정례위에 시행령을 제출하고 입법예고를 해도, 7월 안에는 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우리금융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은 오는 29일이지만, 우선협상대상자는 9월에야 선정되므로 이 기간 안에만 관련 절차를 마무리지으면 된다.
반면 조 의원 등이 제출한 법안은 국회 논의 후 정무위원회, 법사위원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여야 의원들이 대부분 메가뱅크 추진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통과 과정에서 협의가 필요한 만큼 정부의 시행령 개정 추진보다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정은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입법예고는 계획한 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단 시기적·내용적으로 여러가지를 놓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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