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남북이 소통하는 인천을 만들겠다"
[단독 인터뷰] 송영길 인천시장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정계에 입문한 후 국회의원으로만 10년을 살다 지난해 6ㆍ2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당선된 송영길(49) 시장은 요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정책이나 거대 담론을 고민하던 국회의원 시절과 달리 하수도, 물, 쓰레기, 교통, 공기 오염, 녹지 등 시민들의 구체적인 삶의 문제를 고민하면서 '생활 정치'에 눈을 떴다. 입에서 비가 와도 걱정, 해가 떠도 걱정이라는 우산장수ㆍ나막신장수를 아들로 둔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하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단다.
송 시장은 전임 시장 시절에 벌여 놨던 각종 개발 사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좌초되면서 막대한 부채ㆍ사업 구조조정 등 '뒤치다꺼리'에 열중하고 있기도 하다. 자신이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수도 건설'을 실천하기 위해 인천을 남북경협ㆍ대중국 및 수도권 물류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꿈도 조금씩 실천하고 있다. 열악한 재정 위기 상황에서도 3세 이하 무상 보육 등 복지를 확대하는 한편 부동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도심 재생 사업을 되살려 사람이 모여 들고 소외계층의 꿈과 희망이 커가는 도시, 깨끗한 주거 환경을 갖춘 도시로 만들겠다는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는 없는 돈을 짜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수도권 유일의 야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 정부로부터 냉대를 당해 속앓이를 하고 있기도 하다. 취임 1주년 1달여 앞두고 '생활 정치인'으로 거듭난 송 시장을 만나 인천시의 비전을 들어봤다.
대담=이규성 건설부동산부장, 정리=김봉수기자
- 취임 1주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소감은?
▲ 정치인으로서 국회의원 때는 아무래도 거대 담론에 주목했는데, 시장이 되니 시민들의 구체적인 삶과 시정을 책임져야 하는 게 다르다. 눈ㆍ비가 와도 걱정, 사고가 나도 걱정이다. 또 국회의원은 숫자가 많으니까 한 명 쯤 빠져도 표가 안 나는데, 시장은 도망갈 데가 없다. 끝까지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크다.
- 삼성그룹의 송도 바이오제약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계기로 송도에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
▲ 송도를 바이오 산업의 메카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이 자연스럽게 구축되고 있다. 송도처럼 바이오 분야의 연구 개발, 제조, 대학, 병원 등이 집적돼 있는 곳은 국내에 없다. 특히 삼성의 유치에 따라 이미 9년 전 송도에 입주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바이오시밀러 업체인 셀트리온과 함께 송도를 바이오 테크놀로지 즉 BT 산업의 메카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 거시적으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우리나라의 글로벌 전진기지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앞으로 국내 대기업의 추가 투자 및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좋은 환경을 조성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이 명실상부한 동북아 경제의 허브도시로 성장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 추가 대기업 추가 유치를 추진 중인데 성과는 있나?
▲ 다른 기업 몇 군데와 접촉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다. 첨단 ITㆍ자동차 분야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트센터나 메디컬 단지, 쇼핑몰ㆍ극장가 등 문화시설이 유치되면 미국의 뉴욕 맨허튼 분위기가 날 것이다. 68층 동북아무역센터 공사 재개와 기업 유치를 위해 큰 문제를 풀려고 노력 중이다.
- 영종, 청라지구의 개발은 지지부진하다. 해결할 숙제들은 무엇인가 ?
▲ 제3연륙교는 LH가 주도해서 풀어야 한다. 손놓고 있으면 안 된다. 영종ㆍ청라개발의 전제조건이었지 않나. 인천대교 측과 최소수입보장 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영종도 밀라노디자인시티는 새로운 개발 방식을 추진 중이다. 카지노 복합레저단지를 추진 중인데, 아직은 외국 자본들이 간만 보고 있는 것 같다. 부동산 투자 이민제의 경우 상반기 안에 시행하고, '무비자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하반기쯤 법무부와 공동으로 TFT를 만들어 영종도 무비자화를 추진할 것이다.
청라지구엔 자동차 관련 R&Dㆍ부품소재 첨단산업을 유치할 예정이다. 국제업무타운도 올해 오피스텔, 내년에 호텔ㆍ업무시설에 착수하는 등 본격 추진할 것이다. 국제금융단지도 올해 중 사업자를 선정해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인천하이테크파크(IHP) 사업도 올해 하반기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 일본 대지진ㆍFTA 발효와 관련해 검토 중인 외국 기업 유치 방안이 있나?
▲ 인천을 자동차산업으로 특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를 위해서도 일본 부품소재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 조심스럽지만, 한미ㆍ한EU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될 경우 일본의 대(對) 한국투자가 예상된다. 각별히 준비해 나가겠다.
- 수도권 뉴타운사업이 구조조정 중인데, 구도심 재생사업은 어떻게 풀고 있나?
▲행정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도시재생사업본부'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도화지구ㆍ루원시티 등 중점 추진 과제와 문제점에 대해 적극 대처하고 있다. 안정적 재원 확보 등 계획된 사업의 차질없는 추진을 통해 서민주거안정, 신ㆍ구도심간 불균형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 아시안게임 반납 여론이 있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던 부산에 비해 섭섭하지 않나?
▲ 대회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다. 문학경기장 수영장의 이달 말 착공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경기장이 공사에 들어간다. 이미 많은 예산을 투입한 만큼 대회 반납은 불가능하다. 정부의 지원도 설득해서 얻어 낼 것이다. 유치도 안한 평창은 적극 지원받는데, 유치한 인천이 홀대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아시안게임은 한나라당 소속 시장이 재임시절 유치한 것 아닌가? 당시 주경기장 국고 안 받겠다고 약속한 것 때문에 발목이 잡혀 있다.
- 어느 지자체장보다 중앙 부처나 국회를 자주 다닌다 성과를 좀 내고 있나 ?
▲ 많이 간다. 조금씩 문제를 풀어 가고 있다. 과장이나 국장을 직접 만나서 호소하고 있다. 국회의원 시절 알던 사람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런데 '갑'과 '을'이 바뀐 것 같아서 서러움을 느낄 때는 있다(웃음).
- 남북 관계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나 ?
▲ 튼튼한 안보를 전제로 하되 긴장 해소ㆍ평화를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인천은 10.4선언의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상이 조속히 현실화되어야 한다. 그나마 최근 정부가 영유아ㆍ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물자 반출을 승인해 다행이다. 우리시도 연평도 사태 후 중단됐던 인도적 지원 사업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말라리아 방역 물품도 북에 보낼 계획이다.
- 북한과 관련해서는 '불안하다, 퍼주기 하나'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
▲ 남북간에 긴장을 완화하고 공동 번영할 수 있는 길은 경제협력 뿐이다. 개성공단이 대표적 사례다.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건넨 초코파이 1개는 미사일보다 훨씬 더 효과가 좋다. 기업 입장에서도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한 기업이 내는 이윤이 동남아ㆍ중남미 시장에서 내는 것보다 몇 배나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의 블루 오션인 남북경협사업은 정치, 군사적 쟁점과 별개로 지속 추진돼야 한다.
- 선거 당시 일자리창출ㆍ복지를 강조했다. 성과는?
▲ 일자리 정책 추진 체계를 강화해 중앙정부로부터 올해 15억 여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총 3만1726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일자리는 최선의 복지다. 단순 일자리 제공에서 탈피해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도록 정책을 펼칠 것이다. 고령화ㆍ여성ㆍ청년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적기업 육성, 창업ㆍ직업훈련 강화 등의 양질의 일자리 공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복지의 경우 단순히 사회복지분야 뿐만 아니라 도시 정책 전반의 문제다. 경제ㆍ주거ㆍ교통ㆍ교육ㆍ보건의료 등에서 사회복지적 관점을 갖고 정책을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다.
- 선거 당시 주창한 동북아 경제수도는 무엇이며 실제로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는가 ? 또 목표는 무엇인가 ?
▲ 국내와 경쟁하지 않고, 뉴욕ㆍ후쿠오카 등과 경쟁하자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기 위해 쓰는 개념이다. 각론으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세계 3대 경제자유구역으로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장기적으로 인천이 남과 북, 중국, 수도권 물류가 통합되는 삼각클러스트의 핵심으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것이다. 교동도에 100만평의 남북평화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해주ㆍ개성ㆍ영종도를 연결하는 도로를 건설하자는 게 바로 그것이다.
- 부채가 과다하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재정건전화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
▲ 하루아침에 재정이 건전화될 수는 없다. 아껴 쓰고 국고지원을 많이 확보하고 벌어 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복지 확대에 한계가 있다.
- 최근 언론보도로 구설수에 올랐다.
▲ 마음 수양하는 셈 치고 있다. 오해가 있으면 설명하고 넘어간다. 최대한 설명해서 풀려고 하고 있다. 해명이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법적 조치로 넘어간다. 일부 언론에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노무현 대통령의 심정이 이해된다.
- 끝으로 앞으로의 시정 구상과 각오는?
▲ 인천은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인천의 새로운 발전에 달려 있다. 송도ㆍ영종ㆍ청라 지구를 세계 3대 경제자유구역으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루겠다. 안으로는 재정ㆍ교육ㆍ복지ㆍ환경의 4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만들어가겠다. 세계와 남북이 소통하는 인천을 만들겠다.
[송영길은 누구인가?]
송영길 시장은 1963년 3월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1981년 연세대학교에 입학해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돼 민주화운동을 시작했다.
1987년 대우 르망공장 배전용접공으로 일하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었다. 전국택시노동자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아 활동했다.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1999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의 386 젊은 피 영입 케이스로 계양구 재보궐 선거에 출마ㆍ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특유의 선 굵은 외모와 성실한 품성으로 '황소'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하지만 외모와 달리 다소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이며 따뜻한 성품을 갖고 있고, 뛰어난 학습 능력이 장점이라는 게 측근 인사들의 평이다. 18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후 사무총장ㆍ수석최고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민주당 486세대 정치인 중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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