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재정, 통화 등 각 분야에서 벌어질 수 있는 우리경제의 난제를 22일 지적했다.


KDI가 정치적 우려사항으로 꼽은 건 내년으로 예정된 총선과 대선이다. 소폭의 흑자를 기록할 올해 통합재정수지가 정치일정에 따라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동안 도입된 비과세와 감면제도가 지나치게 확대되고 있는 점도 균형재정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세감면비율이 2007년 12.5%에서 올해는 14.3%로 상승했고, 올해말 일몰 시한이 도래하는 비과세·감면항목 41개 중 이미 1번 이상 일몰을 연장한 게 26개(61.0%)에 이르는 등 고착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세입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KDI는 물가상승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국제유가가 불안하고, 수요측면의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기준금리가 낮아 물가상승을 진정시키기 어렵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신석하 KDI 연구위원은 "금리가 최소 4%이상은 돼야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금리를 높이지 않으면 물가상승률이 KDI 예상치인 4.1%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금리결정 권한을 쥐고 있는 한국은행에게 "금리인상 등 더욱 적극적인 대응으로 '물가안정'이라는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와 정책의지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최근 한은의 금리 동결로 혼란스러워하는 시장의 반응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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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가계부채 역시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특히 비은행 예금기관에서 이뤄지는 가계대출과 이자부담이 큰 카드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KDI는 또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지난해말 전체 가계대출 746조원의 절반 가량인 357조원을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이 단기·변동금리·일시상환 방식이어서 금리변동과 주택가격 하락에 취약한 구조라고 했다. KDI는 "가계부채의 구조적 취약성을 완화하는 방향(장기·고정금리·원리금분할상환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의 구성을 바꿔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근 터진 저축은행 사고는 자체적인 부실처리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해 정부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했다.

KDI는 자영업자와 청년층의 고용부진에 대한 정책대응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KDI는 도소매·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영세자영업자의 구조적인 감소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이들 중 상당수는 폐업 이후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5~29살인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취업준비자'가 늘고 있어, 취업준비기간 증대에 따른 경제손실도 대책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지적됐다. KDI는 각각 자영업자의 고용보험(실업급여) 임의가입 허용과 인턴제 활용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비정규직보호법이 기간제와 파견근로자만 보호수준을 높이면서 기업들이 사내하도급으로 불법파견근로자를 위장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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