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한나라당이 7월 4일 열리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출방식 등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핵심 쟁점에 대한 큰 틀의 합의는 이뤄가는 모양새지만 차기 주자별로, 각 계파별로 시각차는 여전하다. 특히 19일에는 당권·대권분리 조항을 놓고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정몽준 전 대표가 정면충돌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대 룰과 관련, 25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26~27일 끝장토론을 통해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만일 합의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표결을 실시할 경우에는 극심한 후유증도 예상된다.


◆박근혜, 당권·대권분리 고수 vs 김문수·정몽준 "폐지해야"

4.2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권 최대 주주로 떠오른 박근혜 전 대표가 19일 전대 룰에 대한 입장을 언급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당권·대권분리와 관련, "쇄신의 명분과 원칙을 상실하면 안 된다. 정당 정치의 개혁에 있어서 후퇴는 있을 수 없다"고 현행 유지 입장을 밝혔다. 차기 전대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 현행 당권·대권분리 규정은 제왕적 총재의 폐해를 막기 위한 지난 2005년 박 전 대표의 대표 재직시절 도입한 것. 대선 후보 경선 출마자는 대통령 선거일로부터 1년 6개월 전에는 당 대표 등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반면 차기 주자로 분류되는 김 지사와 정 전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당권·대권 분리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의기투합했다. 정 전 대표는 "상식에 맞지 않고, 한나라당이 처한 현실에도 맞지 않는다"고 개정을 요구했고 김 지사도 이에 "대선에 나올만한 사람은 다 당을 못 끌면 누가 당을 끄는가.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특히 20일 개인 논평을 내고 박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정 전 대표는 "선출 당직과 대선 주자 분리를 규정한 현행 당헌을 유지하자는 것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당이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엇을 위한 원칙이고 무엇을 위한 당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당을 살리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차기 주자들의 정면충돌에도 당권·대권 분리 조항은 현행대로 고수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 지사와 정 의원 측은 계속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친이계, 소장파 등이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민심 반영해야' 선거인단 확대 큰 틀의 동의 이뤘지만...


전대 선거인단 확대 문제는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쇄신흐름을 주도하는 소장파는 민심 반영을 위한 선거인단의 대폭 확대를 요구했다. 박 전 대표도 "계파에 의한 전대라는 것을 완전히 불식하기 위해서 충분한 선거인단 확장이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국민과 당원들의 여론수렴 차원에서 대폭 확대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7.4 전당대회에서는 최소한 10만명 이상의 당원이 대표 선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선거인단 규모를 어디까지 늘릴 지 여부다. 7월초 전당대회가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고 비용이나 효과 문제 등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 한나라당 사무처는 이와 관련, 전대 선거인단을 전체 선거인단의 0.5% 수준인 20만명 정도로 확대하는 안을 보고했다. 이는 지난 2003년 최병렬 대표를 선출했던 전대에서 23만여명의 당원들이 투표에 참여한 사례를 참고한 것. 아울러 지난해 7.14 전대의 경우 1만명 정도의 대의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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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학당 막아야' 대표·최고위원 선출 여부, 진통 있을 듯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문제를 둘러싼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친이계나 친박계 모두 현행 제도의 유지를 주장하지만 쇄신흐름을 주도하는 소장파는 분리 선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도부 입성이 더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한나라'는 주말 여론수렴을 거쳐 오는 24일 정기모임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한 초선의원은 이와 관련, "대표·최고위원 선출 문제는 현행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는 봉숭아학당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여해본 사람이면 공감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친박계 내부에서도 문제의식이 적지 않았는데 박 전 대표의 입장 표명으로 사실상 어려워진 게 아닌가 싶다"고 전망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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