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역사의 진화, 태양광 발전으로 친환경시대 연다"
[김영우 철도시설공단 본부장 인터뷰]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긴것은 기차, 그렇다면 기차만큼 긴 것은? 바로 철도역이다. 역에는 기차 길이만큼 긴 승하차 시설과 이를 감싸는 넓은 지붕이 있다. 길이 200m 폭 10m의 이 공간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다면?
18일 철도시설공단이 제안한 승강장 시설 태양광 설치사업이 심의를 통과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번 사업을 주도한 김영우 철도시설공단 본부장을 만났다.
김 본부장은 철도역에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가 이미 완성돼 있다고 말한다. 태양광시설은 일반 노지에 설치하면 오염, 보안문제 등 관리가 힘들기 때문에 높이 설치하는 게 좋다.
그런데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할 것을 마치 예전부터 예상이라도 한듯 철도역엔 튼튼한 기둥과 넓은 지붕이 있다. 열차표를 끊지 않고선 아무나 못들어오니 기본 보안도 갖춰진 셈이다.
토목 기초공사가 필요한 지상과 비교해 이미 있는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시엔 1MW당 4억원씩 절감해 총 57억원 가량이 절약된다. 현재 산정된 총 공사비용 560억원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설치공사는 땅에서 PDP TV 브라운관만한 판넬들을 조립해 지붕에 얹고 제어시스템과 연결하면 되는 비교적 간단한 공사로 3개월 남짓한 기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그 효과는 만만치않다. 철도역을 비록해 인근 4700여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양인 연간 14.3MW의 전기가 이 시설을 통해 생산된다.
공기관들은 국유재산을 헛되이 두지 않고 최대한 활용해야한다는게 김 본부장의 지론이다. 때문에 시범 사업이 향후 녹색에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아이디어의 한 '상징'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얻어지는 전력은 화력발전소의 약 4분의 1에 불과하나 시공기업의 탄소배출권 확보 등 유무형의 수익이 창출된다. 김 본부장은 "탄소배출권이 하나의 무역장벽으로 작용하는 지금 공기관도 두손을 걷어 부치고 청정에너지 시설을 설치해 국내 산업계를 도와야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태양광 설치작업이 민관 공동사업의 모범 케이스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동부제강, GS EPS 등 시공업체들은 탄소배출권을 가지게 돼 서로 윈윈할 수 있게 됐다. 2015년부터 실시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되면 기업들은 해외에서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사거나 이를 상쇄할만한 청정 에너지 시설을 건설해야한다. 앞으로 공공기관의 친환경 사업에 기업들의 참여가 대폭 늘어날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공사중 승객들의 불편은 없는가란 질문에 "지붕위에다 설치하는데다 조립패널을 올리는 공정이라 공사기간에도 충분히 승객들이 이용을 할 수 있을 걸로 본다"고 본부장은 설명했다. 한달여의 기간동안 민간업체와 협력해 안전진단 및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김영우 철도시설공단본부장은 요즘 들어 아이처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자연을 본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자연을 해치지 않고 녹색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궁리다.
경춘선을 타고 가다보면 북한강 일대를 둘러싼 산을 타고 골바람이 풍력에너지가 될 것같고 양평의 너른 산자락을 보고 있으면 저기에 태양광집적장치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김 본부장은 "이번 사업은 기업들에게 발상의 전환능력은 물론이고 기술적 파급효과도 클 것"이라며 "기업들이 핵심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게 우리 공단의 또다른 임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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