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행진의 고리를 끊어라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따스한 봄기운과 황금연휴가 어우러진 올 해 가정의 달은 가족 단위 나들이객의 발길을 재촉한다. 하지만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아이를 둔 집안에선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 및 청소년의 절반가량이 어떤 종류든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더욱 괴롭히는 것은 알레르기 질환이 나이에 따라 그 양상을 달리하며 계속 발전한다는 점이다. 아토피가 나아지는가 싶더니 비염이 생기는 식이다. 소위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이라 불리는 악몽의 고리를 끊을 방법은 없을까.
◆늘어가는 알레르기 질환…6세 20%가 '아토피'
'세계천식의날'을 맞아 질병관리본부가 4일 발표한 '어린이ㆍ청소년 천식 및 알레르기 질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5년간(1995년∼2010년) 알레르기비염과 아토피피부염은 급증세를 보였다.
6∼7세 어린이의 알레르기비염 유병률은 1995년 32.6%에서 2010년 43.6%로 폭증했다.13∼14세 청소년 역시 같은 기간 29.8%에서 42.6%로 크게 증가했다. 유사한 알레르기 질환인 아토피피부염은 어린이의 경우 9.2%에서 20.6%로, 청소년은 4.0%에서 12.9%로 늘었다. 반면 천식은 큰 변화 없이 각 나이 대에서 10% 정도의 유병률을 유지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어린이의 32.4%, 청소년 42.7%가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며 "청소와 환기, 적정 온도 및 습도 유지 등 실내 환경관리가 알레르기 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함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빠른 진단과 관리가 핵심"
천식,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비염 등은 일종의 면역질환으로 각 질병이 다른 것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즉 아토피피부염을 겪은 아이는 천식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식이다.
인종마다 양상은 조금 다르지만 통상 아토피피부염이 가장 먼저 나타나고 비염, 천식으로 옮겨가거나 중복해서 겪게 된다. 이를 알레르기 행진이라 한다. 2008년 순천향의대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천식증상이 있는 어린이의 57%가 과거에 아토피피부염을 앓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행진은 영유아에서 시작해 청소년까지 진행되는데 몇 년 혹은 10년 넘게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약해지거나 없어지지만 일부에선 심각한 상태를 경험하기도 한다.
왜 이런 행진이 생기거나 이어지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학계 의견이 분분하다. 때문에 행진을 멈추게 하는 방법 역시 불분명하다. 다만 진단과 의료적 개입이 빠를수록 결과가 좋다는 정도로 의견이 모아져 있다.
박중원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는 "어려서부터 알레르기 질환을 보이는 아이는 일찍 원인물질을 찾아내 회피하는 등 예방적 치료를 통해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며 "특히 천식 등을 방치할 경우 후유증으로 난치성 질환이 될 수 있으니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질환 이것이 알고 싶다
1. 아토피피부염은 평생 치료가 안되나
기본적으로 완치법은 없다. 치료의 목적은 증상 완화와 여타 질병으로의 이전을 막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나아진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증상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소아기 때 아토피피부염이 심했거나 알레르기비염이나 천식이 동반된 경우, 아토피피부염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아주 어린 나이에 아토피피부염이 시작된 경우, 여자의 경우 성인까지 증상이 남을 가능성이 높다.
2. 나이가 들면 좋아지니까 증상이 가벼운 경우 치료를 안 해도 되나
특히 소아 천식의 경우 어른에 비해 경과가 양호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적절한 관리는 알레르기 행진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
3. 아토피피부염에 스테로이드제를 써도 되나?
신중하게 사용한다면 증상을 완화시키고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제다. 어린이에게는 약한 농도의 하이드로코티손 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장기간 용량의 조절 없이 사용하면 내성이나 부작용의 우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면역 조절제나 보습제 등으로 스테로이드 사용을 점차 줄일 수 있다
4. 아토피피부염에 목욕을 자주 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목욕을 얼마나 자주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목욕 후에는 피부가 건조해지므로 자주 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피부가 깨끗해야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는 만큼 가벼운 샤워가 좋다. 목욕 후 보습제의 사용이 꼭 필요하다
5. 알레르기비염은 왜 환절기에 심해지나
증상을 유발하는 특정 항원 외 급격한 온도 변화 등도 증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환절기에는 감기에 더 잘 걸리는데, 감기도 알레르기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6. 부모가 알레르기 체질인데 아이를 낳을 예정이다. 예방법은 없나
모유수유가 도움이 된다. 최소한 6개월 정도 모유수유를 통해 아이의 면역시스템을 강화시킨다. 집먼지진드기 등 실내항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임신 중이나 출생 직후에만 진드기를 피하는 것보다는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임신 중 흡연에 노출된 태아는 생후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부모의 금연은 자녀의 알레르기 질환의 1차적 예방에 대단히 중요하다.
7. 소금물로 코를 세척하면 비염에 좋다는데 괜찮은 방법인가
진한 염분이 오히려 코 점막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소금물보다는 생리식염수 세척을 권장한다.
8. 알레르기비염으로 병원에 갔더니 코뼈가 휘어서 그렇다고 한다. 수술하면 나아지나
수술로 코뼈를 바로 잡으면 코막힘 등 증상은 많은 경우 완화된다. 약물 사용량이나 횟수 등이 많이 줄게 된다. 하지만 수술로 완치하지는 못한다.
질병관리본부 아토피&천식 예방관리 홈페이지(http://atopy.cdc.go.kr) 발췌 및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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