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빠진 당정협의..의원들 대부분 불참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당정이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화살표 3색 신호등' 도입을 앞두고 문제점 점검에 나섰지만, 여당 의원들의 대거 불참으로 맥 빠진 모습을 연출했다. 4.27재보선 참패 이후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는 여권의 실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 셈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4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3색 신호등' 도입의 문제점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심재철 정책위의장과 박종준 경찰청 차장만이 참석했다. 통상 당정협의가 열리게 되면 관련 분야 상임위 간사를 비롯한 상임위원들이 대부분 참석하지만, 이날 회의에는 행정안전위 소속 의원들이 전원 불참했다.
이처럼 의원들이 대거 불참한 배경에는 4.27재보선 참패 이후 차기 원내대표 선출 등 각 정파간 당권싸움으로 의원들의 시선이 쏠린 탓이다. 또 심 정책위의장은 오는 6일 새로운 원내 지도부가 선출됨에 따라 사실상 이날 임기를 마친다. 심 정책위의장은 "말년이라고 아무도 안온다. 의원들이 한 분도 안와서 저 혼자 진행하겠다"며 회의를 시작했다.
정부의 교통체계 선진화 방안 중 하나인 '3색 신호등'은 기존 신호등 체계와 크게 달라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 광화문 일대에서 시범 운영 중인 '화살표 3색 신호등'은 적색 좌회전 표시일 때 좌회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운전자의 불만이 빗발친 것. 때문에 이날 당정에서 '3색 신호등'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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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당정협의에선 심 정책위의장과 박 경찰청차장의 '신경전' 수준의 대화가 오갔다. 심 정책위의장은 "국민들에게는 익숙한 것이 가장 안전한 것"이라며 "저도 빨간색 화살표일 때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다. 이것은 국민의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설익은 정책이 나올 경우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키우는 것인 만큼 신호체계 부분에 대해 시민들이 가지는 일반 감정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종준 경찰청 차장은 "홍보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가 불편을 끼치게 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기존 신호체계의 문제점과 삼색 신호등의 장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국제적인 신호의 기본 개념은 '녹색은 가고, 적색은 멈춘다'는 것"이라며 "삼색 신호등의 기대효과는 방향별로 적합한 신호등을 설치해 교통소통을 원할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야간이나 멀리서도 좌회전 여부를 알수 있고 기존 신호등 체계 보다 1년에 16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도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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