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인류를 하나로 모아준다"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역대 임금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인 종묘제례와 제례 때 쓰이는 음악인 종묘제례악이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된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2001년 한국 인류무형유산가운데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 처음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때 그는 유네스코 사무총장 자리에 있었다. 오래전부터 무형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종묘제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이름을 올렸을 때 그 누구보다 기뻤다. 사라져가는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데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츠우라 고이치로(73ㆍ사진)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이다. 1999년 8대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돼 10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킨 그는 현재 유네스코 특별대사로 있다.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선정된지 1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한국을 방문한 그를 2일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났다. 그는 국립고궁박물관을 떠나는 순간까지 무형문화유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네스코 사무총장에 임명됐을 때 우선 과제로 삼았던 게 무형문화유산 보호 사업"이라며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자신의 각별한 애정을 실마리로 운을 뗐다. 1959년 일본 외교관이 된 그는 2차 세계대전 뒤 가나에 파견됐으며, 이후 아프리카 10개국을 돌며 일했다. 그는 그 기간 동안 경험했던 다양한 아프리카 문화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전통춤과 음악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한 그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살아있는 유산의 힘과 문화적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며 "이게 바로 내가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10년 동안 뛴 이유"라고 말했다.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지내는 동안 가능한 한 세계 모든 지역을 방문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던 그의 한국 방문은 2000년과 2004년, 2008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10주년을 기념해 한국 무형문화유산의 위상을 높이려 이번 방한을 결심했다는 그는 "이렇게 의미 있는 해를 맞아 한국을 찾으니 2003년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이 채택됐을 때의 일이 새삼 떠오른다"고 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최초의 무형유산 보호 국제협약인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이 채택될 때까지 그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사무총장을 지낸 1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말에도 그는 2003년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 채택을 꼽았다.
그는 자리를 떠나기 전 "그동안 무형유산 보호 국제협약이 채택됐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77개 나라의 166개 종목이 등재됐지만 무형문화유산 보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무형유산 보유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무형문화유산이 사회적 결속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자연자원 관리 토대를 만드는 데 큰 힘을 보탤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긴밀한 협조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묘 정전에선 오전부터 이어진 어가행렬에 이어 정전 제향이 진행되는 등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10주년 기념 종묘대제가 봉행됐다. 마츠우라 고이치로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날 종묘대제에 직접 참석해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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