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3종세트’ 충남도, “고개를 들 수 없다”
도청 서기관, 건설업자에게서 수 억원 받아 챙겨…뇌물수수에 공금횡령, 전용까지 매년 사건 터져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남도청 공무원의 뇌물사건이 또 터졌다. 매년 쉬지 않고 나오는 도청공무원들의 비리사건으로 충남도가 ‘비리 3종세트’란 말까지 나돌고 있다.
최근 도청 간부공무원(서기관)이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의 동생과 함께 천안지역 아파트공사와 관련 수억원의 돈을 챙겼다는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충남도는 논산시 7급 공무원이 2007년부터 2년간 시 예산 41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2009년엔 충남 홍성군청공무원 100여명이 수억원의 예산을 빼돌려 무더기로 검찰에 걸려들었다.
여기에 건축인허가를 맡았던 아산시청 간부공무원이 건설업체로부터 수천만원대 뇌물을 받아 구속됐다. 천안시청공무원이 도시개발정보를 알려주고 뇌물을 받아 챙겼다.
공무원은 물론 기초단체장 비리사건도 지난 민선 4기에 3건이나 있었다. 전 홍성군수는 관내기관장으로 부터 군이 벌이는 사업을 자신이 일부 가진 터에 짓게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아 구속돼 군수직을 잃었다.
2008년엔 연기군수가 선거운동과정에서 수천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되기도 했다.
당진군수는 공사를 수주 받은 관내 건설업체사장으로부터 별장을 뇌물로 받는가 하면 아파트를 더 지을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수억원에 이르는 아파트를 받다가 조사가 들어가자 외국도피를 꾀하다가 붙잡혔다.
이런 뇌물사건이 해마다 쉬지않고 터지며 전국적으로 ‘비리도청’ 멍에를 쓴 충남도가 올해도 이를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이 사건은 충남개발공사에서 아파트시행사로 참여하는 대가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받을 수 있게 해준 것이어서 충남개발공사까지 검찰수사가 진행되면 더 많은 관련자들이 나올 수도 있다.
이같이 공무원의 비위사건이 잇달아 터지자 도청공무원들 사이에선 ‘비리 3종세트’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자괴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청의 한 사무관은 “고개를 들 수 없다. 어디 가서 충남도청 공무원이라고 말하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다른 사무관은 “답답하다. 공무원은 긴장의 끈을 늦추면 안 되는데 이번 일로 도청 공무원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뇌물수수에 횡령과 전용까지 비리 3종 세트로 도청에 먹칠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기관은 “조사를 받는 사무관은 도청 안에서도 늘 위태 위태 했다. 걱정했던 게 터진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충남도는 이런 비리사건을 막기 위해 감사위원장을 2년 임기의 개방형공모로 뽑는 독립된 ‘충청남도 감사위원회’를 전국서 처음 설치한다.
오는 7월1일 출범하는 감사위원회는 감사범위를 시·군과 산하기관 및 단체와 함께 충남도 본청과 도의회 사무처까지 대상을 늘렸다. 기존 감사관실은 시·군과 산하기관 및 단체에 대한 감사권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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