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양심선언을 끝으로 강단을 떠난 '희대의 논객' 도올 김용옥(사진)씨가 25년 만에 처음으로 모교인 고려대학교 땅을 밟은 뒤 밝힌 소감이다. 그는 당시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교수들의 시국선언에 불참하겠다며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고, 아픈 것을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이젠 더 이상 교단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고백한다'는 말을 남기고 교수직을 사임했다.
잠시 감정을 다스리려는 듯 숨을 한 번 고른 김씨는 곧 이날 강연의 키워드인 '중국'에 대한 얘기를 꺼내들었다. 그는 "21세기는 중국의 시대"라며 중국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국에 의회민주주의가 없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민주제도 없이도 꾸준히 성장을 이뤄 온 중국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을 민주제도의 관점에서만 바라봐선 안된다고 말한 김씨는 중국의 리더십은 최소 10년 마다 바뀌어왔으며, 중국 지도층들을 보면 그 수준이 대단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정치 리더십과 민주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피를 흘려가며 일군 민주주의, 그로부터 나온 리더십이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형편없는 부분이 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성정은 기자 jeun@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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