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디폴트율 급락에 변동금리 회사채 수요 급증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반면 회사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률은 급락하면서 변동금리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변동금리 회사채란 지급 이자율(금리)이 실질금리에 따라 변하는 회사채를 말한다.
파이내셜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올들어 지금까지 회사채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로 175억달러(약 19조원)가 유입돼 회사채 뮤추얼펀드의 운용자금 규모가 710억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기록한 470억달러에 비해 약 51% 증가한 것이다.
유럽에서도 회사채의 인기가 높다. 자산운용사 누버거 버만은 지난주 런던 증시에 글로벌 변동금리 수익 펀드(Global Floating Rate Income Fund)를 상장, 무려 5억700만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이는 목표치의 2배를 웃돈 것이며, 올해 런던증시에서 두 번째로 큰 비(非)러시아계 기업공개(IPO)다.
2주전에는 펀드운용사 하버베스트가 선순위채 유럽펀드(Senior Loans Europe Fund)를 통해 약 1억66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채 수요가 늘면서 회사채 가격은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지난 2008년 말 금융위기가 한창일 당시 선순위 담보 채권은 미국에서 달러당 60센트에, 유럽에서는 달러당 63센트에 거래됐다.
그러나 최근 S&P/LSTA 레버리지론지수는 미국에서는 액면가의 98.3%, 유럽은 99.8%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최고다.
일각에서는 버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면서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데도 수요가 빠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버베스트의 알렉스 로저스 이사는 “회사채 시장에서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회사채 금리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채에 대한 ‘묻지마 투자’가 일어날 조심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금융위기를 초래한 원흉으로 지적된 고위험 상품이 올해 들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커버넌트 라이트(covenant-lite) 채권이 전체 회사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4%다. 이는 2007년 기록한 25%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커버넌트 라이트 채권은 다른 채권에 비해 투자자 보호가 훨씬 약한 고위험 상품이다.
레버리지론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레버리지론이란 기업이나 사모펀드가 인수합병(M&A)을 위해 빌려쓰는 자금으로, M&A 후 발생한 수익으로 부채를 상환한다.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스티브 밀러 이사는 “시장은 회사채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레버리지론을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누버거 버만의 닉 호어 이사는 “회사의 디폴트율이 급락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회사채에 대한 투자는 매우 안전하다”고 반론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고수익 채권의 디폴트율은 1.1%로, 2007년 4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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