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의 존폐?, 순기능 vs 역기능··명과 암
[스포츠투데이 최준용 기자]가수 및 문화평론가, 교수 등 각계 저명한 인사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밝혔다.
31일 방송된 MBC ‘100분토론’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이 펼쳐졌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 뮤지컬 감독 박칼린은 “이미 외국에서는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으며 한국에서도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 다른 사람의 실생활을 엿볼 수 있고 나도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이 엮여 있기에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은 “늘 예쁘고 잘난 사람만 TV에 출연하며 대중들 사이에서는 ‘나도 저기에 출연할 수 있을까?’라는 의식이 팽배해왔다”며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다는 기회가 주어지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라고 말했다.
또 신해철은 “세계적으로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하며 이미 자리가 잡힌 상황이라 한국에서도 생겨날 수 있는 이유가 충분했다”며 “그동안 문화의 왕으로 군림하던 대중들이 기획사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내보낸 복제품 가수들에 대한 갑갑함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김태원은 “최근 가요계는 듣는 음악보다는 보는 음악에 치우쳐 왔던 것은 사실이다”며 “과거엔 연예지망생들이 특정 몇몇의 회사에 줄을 섰지만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오디션 열풍이 비극으로 끝날 지 희극이 될 지 장담 할 수 없고, 부작용 있겠지만 나는 이 상황을 20년 넘게 그리워했다”며 “지금 이 순간이 굉장히 행복하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승패에 상관없는 도전이라는 광정이 빛나야 되는데 합격과 탈락이라는 자극적 요소에 치우쳐 있다”며 ““출연자들의 등수까지 매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강렬한 경쟁 속에 탈락하는 분위기가 우리사회에 도움 되는가는 짚어봐야 된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또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경쟁이라는 영역이 강해지면 국민이 불행해 질 수 있다”며 “경쟁 운용이 과팽창 되면 우울함과 절망감을 안겨줄 수 도 있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여기에 박칼린은 “좋은 기회를 얻지 못해 흙속에 묻혀있는 진주를 발견해야 되는데 ‘어떻게 하면 깎아 내릴까’라는 심사위원들의 잘못된 생각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하재근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또 다른 획일화가 자행될 수 있음을 알아야 된다”며 “현재 가수들의 가창능력에 대중이 관심이 집중됐다. 가창 능력이 안 되면 비웃는 풍조가 생겼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하재근은 “이로 인해 대중들은 댄스 가수들 보다는 발라드 가수들에 애정과 관심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여기에 김태원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하려는 사람을 뽑아서는 안되며, 음악을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을 뽑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만약 1등 만을 목표로 한 사람을 뽑아 놓으면 그 사람은 정상에 오른 뒤 자신이 무엇을 해야 되는지 모른다. 그것은 그 사람의 인생에서 절대 찬스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해철은 “보통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얻기 위해서는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과 감동을 잡는 것 이 두 가지 방법이 쓰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하지만 감동을 잡는 방법이 어렵다 보니 비교적 쉬운 전자를 선택하게 된다”며 “사람들로 하여금 상스러운 싸움질을 시켜 놓고 시청자들을 싸움 구경꾼으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신해철은 “우리나라 문화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시청률 따위는 폐지해야 한다”며 “그 시청률이 우리나라 현장 프로듀서들을 바보로 만든다. '쟤를 뽑으면 시청률이 안 오를 거야’ ‘부드러운 것 보다는 독설을 날려야 돼’ 이런식으로 시청률에 지배를 받다 보니 올바른 프로그램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함께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 그룹 ‘넥스트’ 신해철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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