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돈 못 벌면서 이사 봉급 늘렸네
시멘트업체 주총시즌 끝…일부 업체들 주주 배당은 못 해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시멘트 주요 업체들이 이달 주주총회를 마무리한 가운데 지난해 경영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실적 부진에도 이사 보수한도에 대한 인식은 제각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주주들에게 총 70여억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매출 6513억원, 영업이익 60억원, 당기순이익 85억원을 기록한 경영실적에 따른 것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86.90%, 78.77% 감소했지만 불황 속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시멘트 사업의 전반적인 침체를 레미콘과 레미탈 사업부분의 실적 향상이 일정 부분 메꿔줬다"며 "그동안 과도한 투자를 하지 않고 내실 경영에 힘쓴 것이 경기 불황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 '쌍용양회·동양시멘트' 결산배당금 無= 이와 달리 쌍용양회는 올해에도 주주들에게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경영실적은 영업이익 438억원, 당기순이익 293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37.9%, 60.4% 감소했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13년째 결산배당금이 없었다"며 "내년에는 배당금을 받고 싶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동양시멘트와 성신양회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동양시멘트는 지난해 매출 4822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당기순손실 439억원을 기록했다. 손실이 전년 대비 531.43%나 늘어난 수치다. 성신양회도 영업손실 634억원, 당기순손실 96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의 경우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를 물러났다. 홍사승 쌍용양회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주총을 통해 45년간의 '쌍용맨' 생활을 마감했다. 전상일 동양시멘트 대표이사 사장도 올 1월 사임했다.
◆ 실적부진에도 '이사 보수한도' 늘려= 이같은 실적 부진 속에서도 일부 업체들은 이사 보수한도에 대해 관대한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위기경영을 내세워 자산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안으로는 임원들의 보수한도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쌍용양회는 이사 보수한도를 21억원에서 40억원으로 늘렸다. 두 배 가량 증가한 수치로 위기경영 속에 임금동결을 묵묵히 받아들인 직원들의 노력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직원들에게만 허리띠 졸라매기를 요구한 셈이다.
동양시멘트도 지난해 5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150억원으로 승인했고 29일 열린 주총에서도 이를 통과시켰다. 2009년 이사 보수한도 15억원에 비해 무려 10배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대해 동양시멘트 관계자는 "2009년 15억원은 합병 전 골든오일의 이사 보수한도로 합병 이후 시멘트쪽 이사들이 합쳐지면서 자연스럽게 지난해 보수 한도가 150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라며 "이미 지난해 임시주총에서 승인한 것으로 이번에 별도로 늘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일시멘트와 성신양회는 이사 보수한도를 동결하거나 줄였다. 한일시멘트는 이사 보수한도를 전년과 동일하게 60억원으로 승인했다. 성신양회도 36억원에서 33억원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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