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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게임 산업 종합 진단]엔씨, 온라인명가 그라운드에서 2막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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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게임업계 주름잡는 이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MMORPG ‘아이온’과 ‘블레이드 앤 소울’에 등장하는 캐릭터.

엔씨소프트의 MMORPG ‘아이온’과 ‘블레이드 앤 소울’에 등장하는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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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매출 3조·시총 5조 돌파…프로야구단 창단 새 도전

1998년 대한민국에 PC방이라는 것이 생겨났을 때, PC방 이용자들이 즐기는 게임은 크게 세 가지였다. 하나는 미국 블리자드가 개발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였고, 다른 하나는 고스톱, 테트리스 등 기존에 행해지던 아케이드 게임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국산 토종업체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 ‘리니지’였다.
13년 후 ‘리니지’는 대한민국 온라인게임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대표적 게임으로 자리를 잡았다. ‘리니지’의 대박 신화 이후 국내에는 숱한 온라인게임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몇 년 후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아이온’은 리니지의 열풍을 이으며 연속 흥행에 성공했다.

리니지의 성공은 우리나라의 온라인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작은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에 불과했던 벤처기업 엔씨소프트는 시가 총액 5조 원을 넘는 초대형 IT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와 ‘아이온’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바탕으로 더 큰 무대에서 대박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도 게임이지만, 이제 게임 외적인 사회 문화 공헌 사업에 회사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겠다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꿈이다. 이 꿈의 핵심에는 ‘프로야구단 창단’이 있다. 게임 때문에 집과 PC방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 특히 게임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을 다시 바깥으로 끌어내겠다는 원대한 꿈이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아이온, 230억 투자로 5000억 대박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온라인 게임으로 번 수익을 실제 야구로 사회에 돌려 주고자 한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온라인 게임으로 번 수익을 실제 야구로 사회에 돌려 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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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한 해 동안 649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영업이익은 2429억 원, 당기순이익은 1738억 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2009년에 비해 6% 정도 줄었지만 전체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의 폭은 소폭 상승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매출액과 이익 규모는 국내 온라인게임 업계 내에서도 단연 앞서는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안정적인 매출 상승에는 대표 게임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이 한 몫 단단히 했다. 두 게임은 이미 누적 매출 3조 원 이상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온라인게임의 대표작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주력 게임인 ‘리니지2’는 2010년 한 해 동안 118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서비스 13년차를 맞은 장수게임 ‘리니지’는 2009년보다 37%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181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리니지1에 비해 리니지2의 매출액의 부진이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다.

리니지2는 2009년에 비해 23% 정도 매출액이 줄었지만 아직까지는 성장 잠재력이 남아있다고 엔씨소프트 측은 판단하고 있다.

‘아이온’의 매출 성장세도 돋보인다. 230억 원의 개발비 투자로 누적 매출 5137억 원을 기록한 아이온은 2008년 서비스 시작 이후 3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아이온은 누적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261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9년에 비해 4% 정도 늘어난 기록이다. 예상 외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 해외 수출이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게임 플랫폼 개발을 통해 게임에 접속하고 게임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며 기존 게임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이어가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

이재호 엔씨소프트 CFO는 “게임 이용시간이 많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 개발을 통해 게임에 접속하고 게임에 대한 활동을 할 수 있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창원 제9구단, ‘폐인 양성소’ 오명 씻기

최근 엔씨소프트는 게임보다 야구 때문에 더 유명한 기업으로 알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야구 열기가 뜨겁기로 소문난 경상남도 창원시를 연고로 9번째 프로야구단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구단주 총회의 최종 승인 단계가 남았지만, 사실상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창단은 이미 확정된 상태다. 기존 경남 연고 구단인 롯데자이언츠의 반대가 있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목표로 잡고 있는 1군 진입 시한은 2013년. 올해 프런트와 기초 선수 수급 자원을 마련한 뒤 2군 리그 담금질을 거쳐 1군에 머리를 올리겠다는 것이 현재 시나리오다.

엔씨소프트가 게임이 아닌 야구에 회사의 명운을 건 것은 왜일까? 항간에서는 김택진 대표가 야구광이기에 프로야구단을 창단한다고 하지만, 이는 지극히 지엽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엔씨소프트가 야구에 올인 하는 이유는 그간의 게임 중독 논란 때문에 쌓인 부정적 이미지를 일소하기 위해서다. 게임과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었던 장년층과 노년층에게 야구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이름을 알려 브랜드 인지도를 전 연령층으로 확대하겠다는 뜻도 숨어 있다.

IT 업체, 특히 게임을 생산하고 있는 벤처업체가 프로야구에 참여하는 모습은 우리에게는 낯선 풍경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결코 낯설지 않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던 팀인 시애틀 매리너스의 대주주는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다.

일본 후쿠오카 연고의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재일 한국인 손정의씨가 경영하는 소프트뱅크 소유다. 일본 최고의 인터넷 쇼핑몰 ‘라쿠텐’은 골든이글스 야구단을 성공리에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폐인 양성’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기업 이미지를 역동적인 젊은 기업으로 승화시키는데 성공했다. 또한 지역 결합형 마케팅을 통해 지역민과 함께 뛰는 기업으로의 이미지 메이킹에도 성공했다.

엔씨소프트는 제2의 시애틀·라쿠텐이 되기 위해 온갖 힘을 쏟고 있다. 연간 250억 원의 운영 비용이 들어간다는 야구단 운영이지만 엔씨소프트는 내부적으로 ‘흑자 운영’이라는 전략을 세웠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창원시에 신축될 예정인 전용 야구장을 지역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창원야구장을 타 지역 야구팬들까지 유치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을 통해 영광과 과오를 모두 맛본 기업이다. 그들에게 야구는 그동안의 과오를 씻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도전이 과연 성공으로 귀결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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