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引上 공화국’ 전방위 불황 먹구름
4% 또 뚫렸다 '물가 非常' <3> 원료인상 산업활동 악순환<끝>
철강·제조사 완제품값 동결 근근이 버티지만
생산 중단이든 가격 인상이든 결정 안되면
동반수익 악화·소비감소 줄도산 초래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조인경 기자] 최근 들어 기업고객만 상대하는 POSCO홀딩스 POSCO홀딩스 close 증권정보 005490 KOSPI 현재가 486,500 전일대비 8,000 등락률 +1.67% 거래량 600,393 전일가 478,5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투자금 부족, 반대매매 위기...연 5%대 금리로 당일 해결 '7800선 터치'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발동…불타는 '삼전닉스' 기회가 왔다면 투자금부터 넉넉하게...4배 주식자금을 연 5%대 금리로 등 철강사 직원들이 용산 전자상가를 비롯한 주요 전자제품 판매점과 건설자재 대리점 현장에 자주 눈에 띈다.
완제품 업체 구매 담당 직원들로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있지만 얼마나 심각한지를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직접 눈으로 확인하겠다는 의도 때문이다.
안타깝께도 직원들이 수집해 온 정보를 취합한 결론은 "어렵다"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이 사용되는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자신들의 눈에도 안 팔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연말 철강사들은 완제품 판매 저조 및 경기 부진이라는 수요업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올 1ㆍ4분기 철강제품 공급가를 동결했다. 이로 인해 철강업계는 동반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으며, 일부 중소 철강사들은 제조원가 상승을 못 이겨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2분기에는 가격 인상을 관철해야 하는데, 현 상황으로서는 협상 전망이 쉽지 않을 게 확실하다.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3월 경기가 꺼졌다는 건 기업으로서는 충격이다. 1년을 4개 분기중 2분기(4~6월), 4분기(10~12월)가 완제품 매출이 가장 큰 시기이며, 원재료 공급업체들은 이보다 한 달여 전에 매출 곡선이 상승세를 탄다"면서 "하지만 철강업계의 실적이 지지부진하다. 이는 2분기 완제품 판매도 크게 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그는 "소비 위축이 본격화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강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철광석과 철스크랩, 원료탄 가격 상승이 지속돼도 완제품 판매가 원활하면 감당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비재 업계도 마찬가지다. 구제역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유업계는 신학기를 맞아 학교급식용 우유를 우선 공급하기로 하면서 일반 판매용 우유 공급을 대폭 축소했다. 서울우유의 경우 편의점 공급량을 40% 줄이기로 한데 이어 1.8ℓ 대용량 제품 생산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유 공급가격을 최대 65.9% 인상하려다 정부의 압력에 밀려 철회한 뒤 벌어진 현상이다. 우유 가격이 인상되면 연이어 제빵, 제과, 빙과류 가격도 덩달아 뛸 수밖에 없어 식품 업계는 3월이 2011년 영업의 최고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가공업계 관계자는 "원유수입 및 두유공급 확대 등으로 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생산 중단이든, 가격 인상이든 결정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류업계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면화, 울, 캐시미어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생산단가가 현저하게 뛰었지만 올 봄까지는 원가 상승분을 그대로 떠안은 상태다. 하지만 면 티셔츠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 옷 가격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인 데다 상황이 더 심각한 협력업체에까지 납품가 부담이 가중돼 자칫 저가 원단 사용에 따른 품질 하락도 우려된다.
의류 제조업체 관계자는 "어떻게든 납품을 해보려는 생각에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 싼 원단을 들여오고 있다"며 "기존 제품과 품질 차이가 나지만 우리도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관세청은 지난 3일 한국이 수입하는 10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구리ㆍ알루미늄ㆍ니켈ㆍ밀ㆍ원당 등 5개 품목의 가격이 지난달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수입 원자재 물가는 생산 과정 투입 및 가공ㆍ판매를 거쳐 이달부터 시중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원료가격이 뛰면 제조단가가 상승해 완제품 가격이 인상되고, 가격이 오른 제품을 고객이 사지 않는 소비 위축이 본격화 되면 기업 실적 악화라는 악순환을 이어진다. 주요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사이클을 막기 위해 완제품 가격 동결로 버티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강추위가 지속되고 있다.
물가 리스크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철강제품 가격 분석 조직을 강화한데 이어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원료본부를 신설했고, 두산그룹이 거시경제 전문가를 영입해 경기 분석 기능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물건이 제값에 팔리지 않는 이상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대안은 없다고 기업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