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안전자산 위상 '흔들'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 달러화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위험도피 통화다운 위상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중동의 정정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전통적인 위험도피 통화인 스위스프랑과 엔화 가치도 상승했지만 달러는 오히려 하락했다고 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영국 스탠더드 은행의 스티브 배로 외환전문가는 "달러가 안전자산의 위상을 잃고 있다"면서 "달러 약세는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위스프랑 환율은 지난달 24일 역대 최저치인 달러당 0.9230스위스프랑까지 떨어졌다. 엔 환율도 달러당 81.82엔까지 추락하면서 1995년 기록한 역대 최저치인 79.7엔에 근접했다.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저크스 외환 전략 부문 대표는 "해외 국부펀드들이 달러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투자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면서 "석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저금리 정책도 달러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낮추고 있다. FT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보다 먼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가 유로ㆍ파운드에 비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덴마크 온라인 투자은행 삭소은행의 존 하디 외환전략가는 "FRB가 경제성장률 제고 차원에서 인플레이션을 무시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은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이 중동의 정정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군사 개입에 나설 경우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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