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수도인 뉴델리에서 동북쪽으로 약 60㎞ 떨어진 미루트. 인구 400만명의 제법 큰 도시다. 도심 곳곳에 고층빌딩건축과 도로건설이 한창이다. 도시가 발전하는 모습이 한눈에 잡힌다. 반 호이젠이라는 글로벌 의류브랜드 매장 안. 제품 가격이 꽤 부담스런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은 많은 고객들로 붐빈다.
인도 중소도시에 강한 소비열풍이 불고 있다. 그동안에는 뉴델리나 뭄바이 , 방갈로르, 첸나이, 콜카타 등 대도시가 소비를 주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소도시들의 소비증가세가 대도시를 압도한다. 대도시에서 시작된 인도인들의 소비열풍이 중소도시로 강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중소도시에서 소비열풍이 부는 이유는 인도경제의 고속성장으로 소득이 크게 증가한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인도정부의 저소득층 지원 정책도 한몫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저소득층에 한해 수십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지원을 하고 있다.
인도마켓리서치(IMRB)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인도 도시소비의 73%는 대도시권이 아닌 중소도시에서 창출된다. 전체 도시인구의 85%를 점유하는 이들 중소도시 소비자들의 연평균 소득은 30만루피(780만원ㆍ6600달러)에 달한다. 인도 개인당 국민소득(1100달러)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들 중소도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역시 대도시를 따라가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필수생활용품(FMCG) 소비를 예로 들어보자. 이 분야 소비는 지난 10년간 3배나 급증했다. 액수로는 1조3000억루피(약 33조8000억원) 규모다.
눈에 띄는 것은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 FMCG 소비성장률 격차다. 2009년 대도시에서의 FMCG 소비 성장률은 8%였다. 이에 비해 중소도시 성장률은 18%로 대도시권보다 2배 이상 높다.
인도 소매컨설팅기관인 테크노파크 어드바이저는 2010년 현재 4500억달러 규모인 소매업이 2013년 5350억달러, 2018년에는 75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인도 중소도시의 소매업 규모는 2013년 3900억달러, 2018년 5511억달러(약 660조원)에 이른다. 인도 중소도시가 기업들에는 황금어장인 셈이다.
이에 따라 농촌과 중소도시의 성장 잠재력에 눈뜬 일부 기업들이 이 지역을 타깃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저소득층에 적합한 가격과 팩 사이즈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제품들까지도 이를 모방하고 있다.
인도 최대 생활용품 업체인 힌두스탄 유니레버(HUL)는 농촌과 중소도시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대표적인 사례다. HUL은 농촌이나 중소도시의 저소득층을 겨냥한 초소형 포장의 초저가 제품을 개발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예를 들어 4센트짜리 1회용 샴푸비누세트나 70센트짜리 보디로션, 90센트의 샴푸 등을 출시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프록터앤갬블(P&G)은 프리미엄 세제인 아리엘(Ariel)의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대폭 낮춰 HUL에 도전장을 냈다. 코카콜라와 필립스 또한 HUL의 '초소형 초저가' 전략을 벤치마킹했다.
코카콜라는 6루피(150원)짜리 저용량 콜라를, 필립스는 10달러짜리 소형 라디오를 내놓음으로써 농촌과 중소도시에서 매출이 급신장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브랜드도 중소도시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300개 정도의 중소도시 영업소를 갖춘 삼성전자는 올해 600개로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 밖에 인도 굴지의 고드레지 그룹은 최근 값싼 50㎎ 비누를 출시했고, SKNL그룹도 특별히 중소도시를 겨냥한 저가 브랜드를 만드는 등 기업들이 '황금시장' 인도 중소도시를 잡기 위해 고심 중이다. 인도 진출기업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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