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걱정스러운 곳은 내전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리비아다. 현재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건설업체 24개를 포함해 37개다. 기업체 직원과 현지 교민들은 1600여명에 이른다. 시위가 격해지면서 폭도로 변한 리비아 주민들이 국내 기업의 주택공사 현장에 침입해 차량과 컴퓨터를 빼앗아 가고 공사를 방해해 일부 현장의 공사가 중단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미파슨스 등 일부 업체들은 철수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당장 사태 악화에 대비한 교민과 현장근로자들의 안전대책이 중요하다. 정부가 어제 건설현장 캠프 중 안전한 곳을 대피소로 골라 현지 교민들과 근로자들을 이동하도록 한 것은 당연하다. 최악의 경우 철수 대책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러시아 국영 철도업체는 최근 공사를 중단하고 직원들을 전원 철수시켰고 이탈리아, 독일, 영국 기업 등도 이미 철수했거나 속속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 충격파에도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 진행 중인 공사는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는지, 대금은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다. 리비아 공사 대금잔액만도 82억달러에 이른다. 중동지역은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액 716억달러 가운데 472억5000만달러(66%)를 차지할 정도로 '달러 박스'다. 중동 정세의 급변 속에서 향후 건설수출 시장을 확보하고 어떻게 넓혀갈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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