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은 특히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는 계절이지요. 코스 곳곳에 유난히 큰 나무 밑이 고객님들께서 종종 이용하시는 공중 화장실인 까닭입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앙상한 가지들만 남은 나무들이 고객님을 완벽하게 가려드릴 수가 없다는 거지요.
우리가 진행하는 홀과 마주보고 있는 다음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다른 팀 네 분이 티 샷도 하지 않으시고 우리 고객님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고객님은 페어웨이 우측에 볼을 치러 가셨는데 스윙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한 자세로 등을 돌리고 서 계셨습니다. 바로 눈치 챘지만 문제는 고객님이 서 계신 방향이 다음 홀 티잉그라운드였던 것입니다.
거리가 100m가 넘어 자세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고객님께서 뭘 하고 계시다는 것은 건너편에서도 다 알 정도였고, 뿜어져 나오는 오줌 줄기도 선명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우리 골프장에 처음 오셔서 홀 배치를 모르신 고객님의 실수였습니다. 후일담이지만 그 팀 캐디가 민망스러워 죽는 줄 알았다네요.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