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주장에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아니다'고 일축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의 주범이 ‘약(弱)달러’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곡류와 금속, 원유 가격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국제연합(UN)은 1월 식품가격지수가 231포인트를 기록, 1990년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또 구리와 주석 가격은 7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각각 톤당 1만30달러, 3만1399달러에 거래되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31일 런던 국제거래소(ICE)에서 2008년10월1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 원인과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달러 약세가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일부 전문가들의 계산에 의하면 약달러가 주요 원자재의 가격 상승에 50% 가량 기여하고 있다”며 약달러를 지목했다.

달러는 기축통화여서 원자재 거래에도 사용된다. 이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질수록 원자재 가격은 반대로 비싸질 수밖에 없다. 주요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2002년2월 129.68에서 2008년4월 95.55로 하락했다. 이는 달러가치가 4분의 1이상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스티브 행키 경제학 교수는 “유로-달러 환율이 2001년 말 수준인 유로당 89센트를 유지했다면 원자재 가격은 지금보다 크게 싸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추가 양적완화(QE2)를 발표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연준이 8개월간 6000억 달러의 자산매입을 위해 막대한 양의 달러를 찍어내면서, 달러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의 양적완화책이 원자재 투기 세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투기 세력들이 달러를 낮은 금리로 빌려, 그 자금으로 원자재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다. 연준은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0.25%로 25개월째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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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초저금리와 통화 완화책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을 일축했다. 그는 지난 3일 내셔널프레스센터(NPC)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원유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연준의 QE2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머크 인베스트먼트의 악셀 머크 회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모든 책임이 연준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연준의 통화 완화책이 식품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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