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시에도 구형차 인기몰이
기아차 구형 모닝 재고 6500대 완판..신차출시 간격 짧아져 소비자 선택폭 확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직장인 A씨는 최근 전화 한통을 받은 후 '선택의 기로(?)'에 섰다. 재고가 남았다는 소식에 구형 모닝을 사겠다고 계약했는데, 알고보니 물량이 모두 소진돼 차를 못 받게 된 것이다.
자동차 영업사원이 "신형 모닝 혹은 다른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A씨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A씨는 "신형에 가려 구형 모델 판매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의외로 잘 팔려 놀랐다"고 말했다.
최근 기아 기아 close 증권정보 000270 KOSPI 현재가 160,000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770,589 전일가 160,000 2026.04.22 15:30 기준 관련기사 현대차·기아, 채용연계 교육으로 AI 엔지니어 양성 코스피, 사상 최고치로 마감…6400선 근접 기아, PV5 WAV로 자유롭고 평등한 이동 경험 선사 모닝과 현대차 현대차 close 증권정보 005380 KOSPI 현재가 541,000 전일대비 5,000 등락률 -0.92% 거래량 747,125 전일가 546,000 2026.04.22 15:30 기준 관련기사 풍력주에 다시 불어온 정책 바람...이제는 실적까지? 현대차·기아, 채용연계 교육으로 AI 엔지니어 양성 코스피, 사상 최고치로 마감…6400선 근접 그랜저 등의 신형 모델 출시가 줄을 잇는 가운데 구형 모델 판매도 동반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신차 출시 직후 판매가 잘되는 이른바 '신차 효과'와 비견되는 '구형차 효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기아차 구형 모닝 6500대 재고 소진
기아차는 지난 7일 6500여대에 이르던 구형 모닝 재고를 전부 소진했다. 이날까지 재고는 87대였는데, 하루 동안 계약대수는 이를 뛰어넘는 104대에 달했다. 계약고객 가운데 상당수는 신형 모닝이나 다른 차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신형 모닝 출시를 앞둔 지난해 말 기아차는 구형 모닝을 단산했다. 당시 재고 규모는 6500대. 신형 모델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지난달 구형 차 판매대수는 6405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한달 평균 8500대가 팔릴 정도로 구형 모닝은 인기를 끌었다. 일반적으로 철 지난 구형 모델에는 할인 혜택이 적용되지만 모닝에는 없었다. 그럼에도 판매는 호조를 보인 셈이다.
회사 영업 관계자는 "구형 차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서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
그랜저TG 역시 신형인 그랜저HG 출시 이후에도 꾸준한 판매 호조를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그랜저TG 재고 800여대를 남겨놓고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달 그랜저HG가 6000대 이상 팔리는 돌풍 속에서도 구형 그랜저는 606대가 팔렸다.
현재 가솔린 모델 재고는 동이 났으며 LPG를 연료로 하는 LPi모델 재고만 200여 대 정도만 남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 신형 그랜저 LPi모델이 출시되는데, 그랜저 LPi를 구매하기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일부러 재고를 남겨 놨다"면서 "(그랜저TG) 가솔린 모델은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SM3도 지난달 판매대수 4763대 가운데 576대가 구형이었다. 신형 모델이 2009년 7월 출시됐지만, 회사 측은 지난해 12월까지 구형 모델 생산을 지속했다.
SM3 구형 재고는 현재 10대 미만인데, 회사 측은 100여 만원 할인 조건을 내걸고 있다.
◆구형 모델 인기 '왜?'
구형 모델 판매가 꾸준히 지속되는 이유는 가격과 소비자 선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구형 모델은 후속 차종에 비해 저렴하다. 모닝의 경우 신구모델 가격차가 약 200만원 정도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값 상승에 따라 사양도 달라지는 만큼 신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각 완성차 업체들은 철 지난 차종을 판매하기 위해 다양한 판촉조건을 내건다. 그랜저는 지난해 말까지 5% 할인 조건을 내걸었으며 생산이 끝난 지난달에는 영업사원 재량에 맞춰 재고 판매 조건을 마련했다. 5% 이상의 할인도 가능해진 셈이다. SM3 역시 구형모델에 대해 100만원의 할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구형 제품의 품질이나 디자인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과거에 비해 많아진 점도 한 몫 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식상해진 후에야 신차가 출시됐지만 요즘에는 신차 출시 기간이 짧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신구 모델로 자연스럽게 나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회사 입장에서도 차 투입 시기를 좁혀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게 오히려 이득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신차출시 간격이 과거 18개월이었지만 최근 들어 12개월로 짧아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구형 모델은 품질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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