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최근 안전자산에 집중됐던 시중자금이 투자자산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실질금리 마이너스에도 불구하고 시중자금들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단기 자금이나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에 몰려있던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경험상 자산간의 자금이동은 저금리 상황이 아닌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시작됐다며 올해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자산간 자금 이동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8일 금융투자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7일 현재 에프엔가이드 기준 연초 이후 채권형펀드는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세를 타고 1204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바닥을 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채권투자 매력도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투자자산인 주식시장의 직접 투자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달 31일 전일보다 1조1045억원 증가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한달간 8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연일 증가세를 보여왔다.


간접 투자자금인 국내 주식형 펀드도 올 들어 자금유입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한해 13조원 이상 자금이 유출됐지만 1월들어 1133억원이 유입되며 환매가 진정되는 상황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전일 "환매는 지속되고 있지만, 주가지수는 이미 전고점을 넘어서서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추가적인 펀드 해지 보다는 신규 유입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해 100조원이 넘는 자금이 집중됐던 정기예금은 10월 이후 자금이 빠르게 이탈되고 있는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만기가 정해진 저축성예금은 12월 말 현재 121조3360억원으로 전달보다 8455억원 감소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정기예금이 1조643억원 줄었다. 다른 은행 사정도 마찬가지.


유수민 현대증권 수석 연구원은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지만, 금리의 절대 수준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예금 등 이자자산으로는 지속적으로 자금 유입세 둔화 또는 자금이탈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들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최근 5%대 특판예금이 재등장시키며 자금이 유입을 유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2008년 연초 6~7%미만 정기예금 비중은 50% 이상을 차지했으며 2009년~2010년 연초에도 5~6% 미만 정기예금 비중이 약 10~2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11월 기준 금리 4%미만이 정기예금의 96%를 차지했다.


결국 그동안 수신이 크게 확대된 은행은 더 이상 예금을 늘릴 이유가 없는 데다1분기 예금 만기가 도래하는 약 30조원의 자금 또한 재유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 연구원은 "당시 금리 수준 5~6%대의 예금 가입자의 입장에서는 현재 최고 4% 수준의 금리보다는 조금 더 높은 수익의 투자처를 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자자산에서 자금이탈이 추세화 될 것이라는 기대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주식시장 상승 분위기에 맞춰 개인의 직접투자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예탁금 증가와 함께 주식시장에서의 개인 매수세가 확대되는 등 가계 자산이 투자자산의 대표격인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간접투자상품이지만 투자주체가 개인으로 분류되는 자문사 연계랩의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랩어카운트의 잔고는 연말 기준으로 34조4000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자문사 연계랩으로 지난해 5조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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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3월에 랩어카운트 잔고의 2.4%를 차지했던 자문사 연계랩의 경우 지난해 연말 기준 그 비중이 14.7%로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자자산을 이탈한 시중 자금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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