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연간 영업이익 2조...SKT 추월
지난해 매출 20조 사상최대실적...이석채 회장 '스마트 혁명' 승부수 결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이석채 KT 회장의 '스마트 혁명' 승부수가 통했다. 지난 2000년 SK텔레콤에게 영업이익을 추월당한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던 KT가 이석채 회장 취임 2년만에 SKT의 영업이익을 다시 앞지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T(대표 이석채)는 28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 2010년 연간 매출 20조2335억원, 영업이익 2조5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대비 6.7%,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무려 117% 증가했다.
KT는 지난 2010년 영업이익 2조350억원을 기록한 SKT를 183억원 차이로 앞질렀다. 지난 2000년 SKT가 KT의 영업이익을 앞지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SKT의 2010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6% 하락한 가운데 KT의 영업이익은 단순계산상으로 전년 대비 117%, 특별 명예퇴직비용을 제외해도 전년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지난 2010년 무선 수익은 11조845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4.7%가 증가했다. 이중 단말기 수익은 전년 대비 29.8%가 늘어난 4조1520억원, 서비스 수익은 전년 대비 7.3% 늘어난 6조93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 12월말 기준 KT의 스마트폰 가입자수는 273만명(아이폰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하면서 KT의 전체 가입자를 기준으로 보급율 17%를 넘어섰다. KT는 올해 선보이는 단말기 중 70% 이상을 스마트폰으로 출시해 누적 650만명의 스마트폰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4·4분기 기준 KT의 평균 무선 가입자수(누적 기준)는 총 1604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전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4분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접속수익을 포함해 총 3만502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전분기 대비 4.1% 감소했다. 가입자 기준 시장점유율은 지난 2009년말 31.3% 대비 2010년말 31.6%로 0.3%포인트 상승했다.
KT의 사상 최대 실적은 지난 2009년 KT·KTF 합병과 함께 취임한 이석채 회장이 '스마트 혁명'을 주도해온 결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경제기획원을 비롯해 농림수산부 장관, 재정경제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했다. 지난 1996년 대통령실 경제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한 후 지난 2009년 KT 회장직에 추대됐다.
경제기획원과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각 산업을 거시적으로 보고 국가 차원의 큰 틀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안목을 길러줬고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에는 PCS 사업자 선정과정을 거치며 통신과 IT 분야에 대한 전문성도 두루 갖출 수 있었다.
안목과 혜안을 가진 이 회장은 KT 회장에 취임한 후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우선 통신 시장에서 유선과 무선의 구분이 무의미 해졌다는 판단에 KT와 KTF의 합병에 나섰다. 그 뒤로 추진한 일이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도입이다.
당시 애플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통신사가 운영하던 각종 콘텐츠 사업을 애플이 진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좀 더 큰 시장을 바라보고 아이폰 도입을 결정했다. 아이폰을 도입해 '게임의 룰'을 바꾸고 하루라도 빨리 스마트 혁명에 나서야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결국 이 회장의 판단은 맞았다. 아이폰 도입 이후 우리나라 IT 산업은 가히 혁명이라고 말해야 할 정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KT 역시 지난 2009년에 이어 2010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SKT의 영업이익을 추월하는 등 통신 시장 주도권을 다시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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