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변심일까? 한숨 돌리는 것일까?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이 심상찮다. 최근 이틀 연속 코스피시장에서 4400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특히 선물시장에서 21일 1만계약 이상 순매도 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가슴을 졸이게 하고 있다. 선물 1만계약은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5000억원이다.
외국인의 대거 이탈 모습에 국내 증시는 제대로 조정을 받았다. 백분율로는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이후, 지수로는 5월 중국 쇼크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중국의 긴축이라는 악재가 있었다지만 막상 중국시장이 상승마감한 것을 보면 외국인의 변심에 대한 우려가 낙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외국인의 행보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은 대체로 '이제는 과거와 같은 순매수 행진 기조는 변한 것이아니냐'는데 맞춰지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시아 신흥 시장 전반에서 외국인의 매도가 감지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이전보다 환차익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약해져 있어 외국인 매수 매력도가 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3분기까지 원·달러 환율의 하락 기조가 유효해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환차익 기대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1100원대를 깨지 못하고 반전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 더구나 정책 당국의 투기적 외국 자본 유입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김 팀장은 "한국 증시가 지난 6월 이후 줄기찬 상승세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의 이유를 찾아볼 수도 있다"며 "환차익 기대감이 약화된 상태에서 다른 나라 증시보다 강세를 보인 한국에서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자문형 랩을 중심으로 국내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면서 국내 증시의 상대적 강세를 이끌고 있지만 아직 외국인 매도를 상쇄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랩 시장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이 자금이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극복하면서 조정 없는 상승세를 만들 것이라는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1월에 자문형 랩 자금 유입이 증가했지만 2005~2007년 국내 자금이 유입될 때의 규모와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당시에는 펀드로 월 10조원 이상이 유입되는 때가 많았다.
이런 분석을 근거로 증권사들은 한두달 정도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크게 보면 상승추세가 훼손된 것은 아니지만 다시 바로 치고 올라가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긴축정책 우려에도 불구 선진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 유동성 위축은 전개되지 않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는 증권사들도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주 코스피가 8주만에 하락한 표면적인 조정 원인은 중국의 긴축우려 확대였지만 실제적인 하락 원인으로 보기는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기본적으로 7주 연속 급등에 따른 지수 부담이 증시 유동성의 분산을 유발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긴축우려 확대는 쉬어가고 싶은 시장참여자의 차익실현 빌미일 뿐이라는 것.
국내증시를 좌우하는 외국인의 매도 전환과 대형주 쏠림의 한계는 쉬어가는 과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의 과정은 주가지수의 레밸 업(2100포인트대 국면)을 위한 자연스러운 단계라는 해석이다. 즉, 상승추세에서의 일정기간 제한된 박스권 과정 정도라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각국의 통화정책을 주시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주부터 다음 주까지 인도, 일본, 미국, 호주, ECB 등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기 때문.
1월 들어 우리나라와 태국, 브라질 등이 금리를 인상했으나, 일본과 미국, EU 등은 기존의 양적완화 통화정책 스탠스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신흥국의 긴축 통화정책 전개는 국내증시의 외국인 유동성을 일정기간 위축시킬 수는 있으며 더욱이 2월 춘절 직후 중국의 추가 긴축 대책 발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재식 애널리스트는 "결론적으로 최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긴축정책 우려가 유동성을 위축시키나 당분간 선진국 특히 미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위험자산에 대한 기조적인 유동성 위축은 전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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