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계약과 골프단 창단, 대회 후원 모두 '여고남저'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스토브리그'가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다.
시즌이 끝나고 계약기간이 만료된 선수와 유망주들을 물색하는 기업 간의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골프단 창단을 앞둔 곳도 있다. 선수들은 몸값 불리기에, 기업은 잠재력 발굴에 여념이 없는 기간이다.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는 그러나 여전히 여자선수들에게 편중된 '여고남저' 현상을 보이고 있다.
▲ 양수진과 유소연은 어디로?= '대어'는 양수진(19ㆍ넵스)과 유소연(22ㆍ하이마트)이다. 양수진은 투어 합류 2년 만에 시즌 2승을 수확하며 상금랭킹 2위에 올라 몸값을 한껏 부풀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상식에서 깜찍한 '덧니 웃음'을 앞세워 인기상까지 수상하는 등 실력과 끼를 두루 인정받았다. 일단 넵스와의 재계약도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박인비(23ㆍSK텔레콤)와 문현희(27)도 새 보금자리를 찾고 있다. 루키 중에서는 김자영(19)이 깔끔한 외모에 매 대회 상위권에 진입하는 기량으로 촉망받는 유망주로 꼽히면서 최근 넵스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선수를 후원하는 기업 관계자는 "올해는 눈에 띄는 신인이 많지 않아 새 얼굴 영입이 활발하지는 않은 편"이라고 설명한다.
▲ 우리가 더 '큰 손?'= 안선주(23)를 영입한 팬코리아는 미국에서 활약하는 지은희(24)와 이일희(22) 등과의 계약을 성사시켜 골프단 형태의 규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KLPGA투어에서도 신인급 선수를 더할 계획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박희정(30)과 박현진(21)을, 토마토저축은행도 윤슬아(24)를 새 식구로 맞아 판을 키우고 있다.
▲ 골프는 '여초현상'= 선수 계약은 물론 골프단 창단도 여자프로에 집중되는 경향이 짙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골프단이 여자프로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고, 창단을 준비하는 기업도 여자선수에 관심이 크다.
한국의 '원투펀치' 최경주(40)와 양용은(38)이 비록 몸값이 워낙 높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타이틀스폰서 없이 '백의종군(?)'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는 않다. 배상문(24)은 키움증권과 올해 계약이 만료되지만 내년부터는 일본 무대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 재계약이 쉽지 않다.
대회 후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다. 남자가 여자에 비해 대회 수가 적고, 따라서 올 시즌 전체 상금규모도 약 20억원이나 적었다. 한국 여자골프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그만큼 격상돼 인기가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여자선수들은 신인들도 계약금이 적지 않지만 남자선수들은 여전히 스폰서 없이 투어를 뛰어야 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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