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매력 넘치는 이미지 만들자
우리의 도시는 위기이다.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신문과 TV는 전 지구적인 경제파탄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인구는 줄어들 전망이고, 고령화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경제위기까지 겹치다니…. 이러다가 파산하는 도시, 혹은 아예 없어지는 도시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21세기 도시 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은 무엇을 얻기 위해서 싸워야 하는가? 결국 도시의 생존은 사람과 자본이 결정하므로 우리의 도시는 더 많은 (그러면서도 더 유능한) 사람과 더 생산적인 기업 혹은 자본을 끌어당기기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히 사람과 기업으로 하여금 그곳으로 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럼 무엇이 사람과 기업을 도시에 오게 만드는가?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도시가 좋아지면 사람과 기업은 온다. 우선 좋아하는 마음을 생기게 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나 기업으로 하여금 그 도시가 좋아하는 마음을 생겨나게 하는 것, 그것을 도시 브랜드(City Brand)라고 한다. 이미 세상은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장소와 지역도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는 왜 잘나가는가? 많은 인재와 기업이 그곳을 좋아하게 만드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왜 기업과 관광객들이 홍콩으로 몰려드는가? 일단은 그곳이 좋기 때문이다. 이것, 도시브랜드를 적절하게 만들어 놓고 홍보하는 것이 도시로 사람과 기업을 몰려들게 하는 첫걸음이다.
홍콩 하면 떠오르는 그 무엇, 싱가포르 하면 연상되는 그 무엇이 우리 도시에는 빈약하다. 홍콩은 천의 얼굴을 가진 도시라고 자신들의 다양한 개성을 홍보해 왔고, 싱가포르는 특유의 깨끗함과 질서를 내세워 왔다. 그럼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 도시는 각자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 혹은 지향점을 발굴한 뒤 이를 브랜드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이때 막연함은 금물이다. 흔히 보듯이 너무 쉽거나 뜻이 모호한 외국어 뒤에 도시 이름을 붙이는 슬로건을 만든 뒤 이를 도시브랜드라고 홍보하는 우(愚)는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민과 지방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야 하는가를 함께 고민하자. 이를 압축해 도시브랜드를 만들자. 그리고 홍보하자. 우리 도시에 사람과 기업이 몰려올 수 있게 하는 첫걸음, 그것을 도시브랜드라고 말하고 싶다.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 교수
꼭 봐야할 주요뉴스
대자보로 사직 알린 서울대병원 교수..."韓의료,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