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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코아쇼, 드레스업카 출전 3인의 車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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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열린 2010코아쇼 드레스업카 콘테스트에 참가한 튜닝카들을 관람객들이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18일 열린 2010코아쇼 드레스업카 콘테스트에 참가한 튜닝카들을 관람객들이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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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세 명의 남자가 있다. 한 사람은 사랑하는 이에게 크리스탈 보석을 한 아름 안겼고, 다른 한 명은 하늘색 옷을 선물했다. 나머지 한 명은 멋진 음악 선물을 하려고 아예 DJ들이 쓰는 턴테이블을 설치해줬다. 이 세 남자가 사랑한 이는 바로 자동차다.

자신의 애마를 위해서라면 돈과 시간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세 명의 순정남들이 2010 코아쇼 드레스업카 콘테스트에 떴다. 각자 다른 분위기의 차를 가지고 나온 만큼 서로가 가진 자동차 연가(戀歌)도 다양했다.
◆ DJ 턴테이블을 선물한 남자
2010코아쇼 드레스업 카 콘테스트는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이번 대회에 코란도 튜닝차를 가지고 출전한 권보영(29) 씨는 1회 대회부터 참가했다. 그는 오디오를 전문으로 튜닝하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권 씨는 1회 대회에서 튜닝한 BMW를 가지고 참가해 인기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다. 그는 "폐차장에서 구해온 BMW를 엔진부터 실내·외 장식까지 모두 바꿨죠"라고 말했다.
▲2010 코아쇼 드레스업 카 콘테스트에 참가자가 권보영 씨의 코란도 튜닝차량 위에서 음악을 틀고 있다.

▲2010 코아쇼 드레스업 카 콘테스트에 참가자가 권보영 씨의 코란도 튜닝차량 위에서 음악을 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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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가지고 나온 튜닝카는 2달 동안 공들인 작품이다. 그는 차량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말에 "DJ 턴테이블과 모니터들을 장착하는 데만 1000만원 정도 투자했습니다"라고 답했다. 튜닝은 거기에서 끝이 아니다. 권씨는 원래 코란도 엔진을 모하비 엔진으로 바꾸는데 3000만원을 더 들였다. 웬만한 국산 중형차 가격을 넘어선다. 여기에 벤티 20인치 타이어휠, 수제작 머플러 등을 장착했다. 거의 모든 부분에 손을 댔다.
▲차량개조를 지휘한 권보영(29) 팀모리스 실장(사진 오른쪽)이 팀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차량개조를 지휘한 권보영(29) 팀모리스 실장(사진 오른쪽)이 팀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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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팀이 같이 작업을 했는데 인건비 들어간 시간, 노력 등을 생각하면 1억을 넘게 줘도 못 판다"고 강조했다.

◆스왈로브스키 크리스탈을 한 아름 안 긴 남자
"여기에 쓰인 제품은 모두 정품이에요"
튜닝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자 김용대(34)씨는 튜닝에 쓰인 스왈로브스키 제품이 하나하나 정품이란 사실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가 크리스탈로 차를 장식하게 된 계기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튜닝업체 사이트를 보고 난 뒤부터다.
▲김용대 씨는 핸들과 기어스틱, 문고리는 물론 휴대폰홀더, 재떨이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 스왈로브스키 크리스탈을 사용했다

▲김용대 씨는 핸들과 기어스틱, 문고리는 물론 휴대폰홀더, 재떨이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 스왈로브스키 크리스탈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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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대 씨는 "인터넷 사이트에 본 튜닝 재료들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일본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더라고요"라며 자동차 처음 튜닝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그가 본 인터넷 사이트는 DAD라는 일본 튜닝업체 홈페이지였는데 일본어를 모르는 용대 씨가 직접 제품을 구매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가 생각해 낸 방법은 국내 튜닝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방법이었다. 김 씨는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어서 일본 제품을 취급하는 국내 업체에 의뢰해 구매했다"고 말했다.
▲뒷좌석에도 우퍼스피커와 티슈박스 등 눈에 띄는 부분마다 크리스탈 장식이 들어가 있다

▲뒷좌석에도 우퍼스피커와 티슈박스 등 눈에 띄는 부분마다 크리스탈 장식이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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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이 외에도 시에라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하고 휠을 바꿨다. 이번에 가져온 차가 네 번째 차라고 소개한 용대 씨는 "패밀리카와 서브카는 따로 있고, 이 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운행한다"고 밝혔다. 조심스레 장식을 가리키며 애지중지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차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스왈로브스키 크리스탈로 차량을 장식한 김용대(34)씨가 운전석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왈로브스키 크리스탈로 차량을 장식한 김용대(34)씨가 운전석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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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옷을 선물한 남자
"제 차들에는 모두 하늘색 옷을 입힙니다"
이번이 첫 출전인 최금동(28)씨는 자신이 가져온 차의 특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에 출전한 티뷰론은 그의 네 번째 자동차다. 앞서 탔던 세 대의 자동차도 모두 하늘색으로 도장했다. 최금동 씨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원래 하늘색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늘색 빛이 인상적인 최금동 씨의 티뷰론 튜닝카가 전시돼 있다

▲하늘색 빛이 인상적인 최금동 씨의 티뷰론 튜닝카가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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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레이서이기도 한 최금동 씨는 일산 레이싱큐브 소속이다. 그는 "용인트랙에서 경주를 했었는데 수리가 들어가고 난 다음부터 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콘테스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도 자동차 레이스를 쉬면서 다른 뭔가를 찾다가 잡지를 보고 나서였다.
▲2010코아쇼 드레스업카에 출전한 최금동(28)씨가 자신의 티뷰론 튜닝카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0코아쇼 드레스업카에 출전한 최금동(28)씨가 자신의 티뷰론 튜닝카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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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얌전해 보이는 차였지만 튜닝비용이 만만찮았다. 그는 "휠, 서스팬션, 엔진을 교체했고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총 비용을 3000만원정도 사용했다"고 밝혔다.

◆목돈 들여 자동차 개조, 왜?
2010코아쇼 드레스업카 콘테스트에 출전한 차들은 기본적으로 엔진과 타이어 휠, 오디오 시스템 등이 튜닝돼 있었다. 거기에 외장도색, 실내 장식 등 본인만의 특별한 튜닝을 더한다. 그들이 튜닝에 투자한 비용을 들여다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속담이 절로 떠오른다. 처음 완성차 가격보다 더 많은 비용을 개조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2010코아쇼 드레스업카 콘테스트에서 관람객들 참가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10코아쇼 드레스업카 콘테스트에서 관람객들 참가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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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코란도 튜닝카를 선보인 권보영 씨는 "한 마디로 자기만족"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흔히 자동차를 남자의 로망이라고 하잖아요"라고 덧붙였다. 사랑에 눈 먼 사람이 상대방에게 무조건적인 애정공세를 펼치듯 이들에게 자동차는 무엇을 해줘도 아깝지 않은 대상이다.
수천만원을 투자한 애마이지만 실제 운행은 극히 제한적이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운행 한다는 김용대 씨는 "크리스탈 외장장식이 많아 밖에 세워두면 장식을 떼어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또 티뷰론을 가지고 나온 최금동 씨는 "아까 옆에 참가자하고 얘기를 나눴는데 그 분은 눈이나 비가 오면 절대 차를 안 가져 나온다고 하더라고요"라고 귀띔했다.

◆튜닝에 대한 정의, 불법? 합법?
어느 날 고속도로를 달리던 권보영 씨는 느닷없이 단속을 받고 벌금 30만원을 냈다. 권씨는 "백라이트를 LED로 바꿨는데 누군가 신고를 해서 단속 당했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가 사용한 LED라이트의 색이나 전체적인 모양새는 변함이 없었다. 그는 "개조차를 단속하는 법조항은 구체적이지가 않아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 안전도 형식승인 규정에는 ‘차체 외관이 생산 당시와 달라지는 것은 불법 개조’라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기능과 디자인이 다르지 않아도 출시된 차에 손을 대면 불법 개조차량으로 단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0코아쇼 드레스업카 콘테스트에 참가한 차량 트렁크에 서스팬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가스탱크 등 장치가 실려있다

▲2010코아쇼 드레스업카 콘테스트에 참가한 차량 트렁크에 서스팬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가스탱크 등 장치가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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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대 씨는 "내차도 엄연히 불법 개조차로 단속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이 튜닝하는 서스팬션의 경우 지면에서 180mm이상 차체가 떠야 하고 40mm이상 조절할 수 없는데 이 조항을 지키면서 개조 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또 차량 배기통을 가리키며 "저 머플러 끝 부분도 차체 밖으로 튀어나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튜닝을 막는 까다로운 법 규정은 우리나라에서 튜닝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현주소를 알려준다. 튜닝업체를 운영하는 권보영 씨는 "외국은 더 오래 차를 타기 위한 수단으로 튜닝을 생각한다”라며 “10년을 넘게 운행해서 차는 낡아 불편한데 정이 들어 쉽사리 버리지 못하는 차들을 튜닝해 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클래식카보다는 신차를 우선시하고 '폭주'이미지와 결합돼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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